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연이은 만남이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측은 미래 인공지능(AI)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선대회장의 개척 정신을 함께 언급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본사에서 열린 만남에서 황 CEO의 경영 철학이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 정신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치 할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기분"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양사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새만금 지역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황 CEO도 현대차그룹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높이 평가하며 양사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을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하면서 좋은 파트너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유명 평양냉면집 우래옥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했다. (사진=독자제공).
앞서 두 사람은 7일 서울 중구의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평양냉면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생전에 즐겨 찾았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만남 역시 현대가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자리로 해석됐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북한 강원도 통천 출신으로, 실향민으로서 고향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냈다. 특히 1998년 방북 당시 평양 옥류관을 찾아 냉면을 맛본 일화는 지금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범현대가 일가 역시 평양냉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측 협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새만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대규모 미래 산업 투자 계획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약 9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관련 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 : 이어지는 울림'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새만금 사업은 과거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새만금 방조제 건설 과정에서 핵심 구간 시공을 담당하며 간척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현재의 미래 산업 투자와 연결되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새만금 프로젝트를 '새만금 AI 밸리'라고 표현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규모 AI 팩토리와 같은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관련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이 AI와 로보틱스 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