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6일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의회 추궁에 엡스타인과 점심 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러트닉 장관은 엡스타인과 만난 것은 총 세차례 뿐이며, 개인적인관계는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으나 과거 거짓말을 한 것은 인정한 셈이라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10일(현지 시간) 미 폴리티코, 더힐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상무·사법·과학 및 관련 기관 예산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가족 휴가를 위해 배를 타고 건너가던 중 그와 점심을 함께 했다"며 엡스타인과 점심 식사를 인정했다.
러트닉 장관은 과거 엡스타인과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2005년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마사지 테이블'이 놓인 기괴한 방을 보고 역겨움을 느껴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에는 러트닉 장관이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처음 유죄 판결을 받은 2008년 이후에도 수차례 접촉했다는 정황이 담겼다.
특히 엡스타인의 개인 섬인 '리틀 세인트 제임스'를 방문해 점심 식사를 하려 했던 이메일이 나와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졌고, 공화당 내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 속에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러트닉 장관은 여러 의원들의 추궁에 2012년 엡스타인 섬을 방문해 함께 점심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가족과 다른 커플들도 함께였으며,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아내와 네명의 아이들 그리고 유모가 저와 함께 있었다. 또 다른 커플도 있었는데 그들 역시 아이들과 함께였다"며 "우리는 그섬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것은 사실이며, 한 시간 정도 후에 우리는 모두 함께 그 섬을 떠났다"고 말했다.
엡스타인과 점심을 먹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왜 우리가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크리스 반 홀렌(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당신은 2005년 아내와 함께 그의 아파트에서 마주친 이후 엡스타인과 모든 연락을 끊었다고 사람들이 믿도록 했었다. 엡스타인 파일은 매우 다른 관계의 기록을 보여주며, 당신이 이를 알았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러트닉 장관은 2005년에는 엡스타인 옆집으로 이사가 만났을 뿐이며 "이후 14년간 제가 기억하기로는 두 차례만 만났다. 6년간은 전혀 없었고, 6년 뒤 그를 만났다. 그리고 1년 반 뒤 그를 맞았으며 이후로는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만건의 문서 중 그와 저를 연결하는 이메일은 아마 10통 정도일 것이다. 14년 동안 저는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 사람과는 거의 친분이 없었다"강조했다.
2011년 영화감독 우디 앨런과 함께 엡스타인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아울러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수백만건의 문건 속에서 제 이름을 찾아봤는데, 발견한 것은 5월쯤 5시에 한시간 정도 그와 회의를 했다는 문서 하나 뿐이었다. 저녁 식사 같은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