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79% 내린 배럴당 9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3.4% 하락한 배럴당 88.2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전날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긴장 완화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를 주장하며 대응 가능성을 언급하자 다시 불안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티레 공습과 이란의 추가 경고까지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공급 차질 위험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을 더욱 주시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면서 공급 우려가 남아 있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가 원유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해외 원유 구매량이 지난달 약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평균 대비 하루 약 400만 배럴이 줄어든 규모로, 글로벌 수요 위축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구체적인 추가 대응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급보다 수요 전망이 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주요 경제권의 원유 재고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은 기존 증가 예상에서 감소 전망으로 수정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와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 전략비축유 방출 등이 공급 부족 우려를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와 에너지 시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