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전남광주통합의회 의장단 선출, 출범 전부터 '갈등 뇌관
· 전남권 절대 다수·광주권 통합 명분 맞서며 벌써 신경전
· 전남 다선 의원 선점설에 광주권 "중앙당 가이드라인을"
9일 오전 전남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당선의원 사전 간담회에서 당선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이 중앙당 방침에 따라 전남도당과 광주시당을 중심으로 배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율투표 원칙을 정했지만 광주권과 전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의장단 선출을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9일 민주당 시·도당에 따르면 7월1일 통합의회 출범을 앞두고 의장단과 상임위 구성을 둘러싼 권역 간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배분위를 꾸렸다.
배분위는 논의 끝에 의장과 부의장·원내대표 등 핵심 보직을 특정 권역에 사전 배분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자율투표 결정이 오히려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긴장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통합의회 전체 의석에서 전남권 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자율투표가 사실상 전남권 우위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도의회 안팎에서는 이미 전남권 다선 의원 2명이 전·후반기 의장직을 나눠 맡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일부 광주권 의원들은 전남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초대 의장 선출 구도를 사전에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권 의원들은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통합의회 출범 취지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절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의장직을 사실상 독점하려는 '힘의 논리'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전남 영암 한 호텔에서 열린 당선인 사전간담회에서 만난 한 광주권 의원은 "초대 통합의회가 개원하기도 전부터 의장단 선출 문제를 놓고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돼서는 안 된다"며 "초대 통합의회의 정신을 살려 전국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 만큼 중앙당이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남권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은 의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시·도당이나 외부 기구가 특정 권역 배분을 전제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의회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남권 내부에서는 전체 의석의 다수를 확보한 상황에서 굳이 당 차원의 안배나 조율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의석 구조는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의회는 전체 91석 규모로 출범한다. 이중 전남권 의원이 63명을 차지한다. 전남권이 수적 우위를 확보한 만큼 의장단 선거에서도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인구 비례와 통합 상징성을 근거로 전반기 의장직 도전을 기대했던 광주권 일부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수 구도 역시 전남권에 유리하다. 전남권에는 4선 의원 2명, 3선 의원 13명, 재선 의원 12명이 포진해 있다.
광주권은 3선 의원 3명과 재선 의원 5명이다.
의회 관례상 선수와 경륜이 의장단 선출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해 온 점을 고려하면 전남권 다선 의원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남과 광주권 의원 5~6명이 의장단에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의장 선출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득표를 원칙으로 진행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를 실시하고 2차 투표에서도 당선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초대 통합의회 의장단 선출은 단순한 자리 배분을 넘어 전남광주 통합의 정치적 방향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