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평양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양국 간 '친선 및 협조에 관한 조약' 관련 회담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 회담을 하고 북한 내 자국 대사관 개설과 비자 면제 협정 체결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고 지난 27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관영 매체 벨타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정상 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은 매우 구체적인 과제들을 제시했다"며 "북한 대사관이 벨라루스에서 오랫동안 운영된 만큼 평양에도 자국 대사관을 개설하고, 비자 면제 협정 작업을 가속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리젠코프 장관은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우호협력조약을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내 진전시킬 수 있는 모든 현안을 검토하라고 했다"며 협력 분야로 의료, 교육, 농업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도 벨라루스만큼이나 식량 안보에 우려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벨라루스의 선진 의료 기술에 대해서도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국제 정세에 대한 매우 실질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며 "중동·이란 정세,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 주요국과 관계 등 모든 분야를 다뤘고, 양국의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탈리아 에이스몬트 벨라루스 대통령실 대변인도 같은 날 러시아 타스 통신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벨라루스 방문도 초청했다"며 "벨라루스는 언제나 김 위원장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5~26일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김 위원장과 정상 회담을 했다.
외신들은 이번 방문을 두고 인권 침해 의혹과 서방 제재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며 밀착해 온 친(親) 러시아 국가들이 유대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1년 소련 해체 후 벨라루스가 독립한 이후인 1994년부터 33년째 장기 집권 중이어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