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그림 청탁' 재판서 "통관내역 없다" vs "관세 대상 아냐"
· 法 "그림 국내 반입 경로 살펴볼 필요 있어"
· 그림 중개업자 증인신문도…17일 작품 감정
사회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고가의 그림을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네 공천 및 인사 청탁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항소심에서 양측이 그림의 위작 여부를 두고 맞붙었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박정제·민달기·김종우)는 8일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검사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 측은 문제가 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과 관련해 통관 내역 등을 관세청에 조회해달라는 내용의 제출명령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관세청은 최근 '통관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통관 조회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그림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 관세 신고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매업체 측에서 보낸 청구서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김 전 검사 측은 "조회 결과 대만에서 온 (통관 내역이) 없다는 것인데, 자꾸 증명하도록 하느냐"고 맞섰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1심에선 그림의 실제 수령 여부를 중심으로 심리한 것 같다며 그림이 어떤 경로로 국내에 반입됐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기간을 넓혀서 통관 내역 등을 확인한 뒤 관련 문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미술품 중개업자 강모씨는 김 전 검사로부터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전 검사로부터 그림 구매를 부탁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강씨는 "'여사님', '선물'이라는 표현은 있었다"면서도 "김건희라는 이름 자체를 모든 상황 안에서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면서도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의 취향을 확인했던 점을 토대로 해당 그림이 김 여사를 위한 선물이라고 추측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씨는 앞서 김 전 검사의 1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당시에도 김 전 검사가 '여사 '취향이 높은 분'이라는 말을 하며 김 여사에게 선물할 이 화백의 그림 중개를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심에서 김 여사가 그림 선물을 받고 좋아했다는 말을 김 전 검사로부터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김 전 검사가) 통화에서 '그림을 주러 갔었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고, '좋아하셨다'고 했다"며 "'엄청 좋아하셨어'라고 말하는 (김 전 검사) 특유의 억양이 기억이 난다"고 했다.
1심에서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김 전 검사가 '살짝 물어봐줘.
괜히 여사님 그림 찾는 거 소문나면 문제되니'라고 했고, 강씨는 '한국 화가는 단색화를 좋아하신다네'라고 답했다.
강씨가 '개인적으로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
여사님이 어떤 그림 좋아하시는지, 구매하면 어떤 쪽 선호하시는 지 아냐'고 묻자 김씨는 '현대미술, 추상화, 단색화를 좋아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김 전 검사가 김 여사 측에 건넨 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한 감정 및 설명을 듣고 가능하면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한편,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넨 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특검팀에 의해 기소됐다.
2023년 1월 김 여사의 오빠 김씨에게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전달했단 의심을 샀다.
같은 해 12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존버킴' 박모씨의 지인이자 사업가인 김모씨로부터 선거용으로 사용하는 차량의 리스 비용 등 명목으로 4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도 제기됐다.
1심은 김 전 부장검사에게 제기된 혐의 중 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39만여원을 선고했다.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1심이 무죄를 선고하며 항소심에선 김 여사에게 그림이 전달됐는지와 그림의 진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