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조직'을 이겼다…개혁 대세론 입증한 민형배
· 언론인·구청장·청와대·재선 국회의원 거친 '준비된 특별시장'
· 동부권 연대와 시민주권론 '주효'…김영록표 '빅텐트' 잠재워
지방
더불어민주당 민형배(광주 광산을)의원이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바람'이 '조직'을 이겼다.
인구 320만 명, 연간 예산 25조 원 규모의 거대 지방정부로 거듭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초대 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개혁 선봉장' 민형배 후보가 최종 승리해 여당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경선은 예비·본·결선으로 이어진 치열한 3단계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가 결정됐고, 안정보다는 개혁적 변화를, 행정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선명성을 선택한 지역민과 당원들의 의중이 두루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닥 민심이 조직화된 힘을 잠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변화 열망이 관록에 앞서 이번 결선의 핵심 키워드는'변화' 대 '안정'으로 과언이 아니다.
8년 간 전남도정을 이끌며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통산 66개월 1위를 고수해온 김 후보가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민 후보는 "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섰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가장 먼저 '선명한 개혁 이미지'를 꼽는다.
민 후보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친명계(친이재명계) 주요 인사로서의 존재감을 통해 민주당 지지층의 강력한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앞둔 시·도민들에게 강력한 소구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략적 연대와 지역 구도 균열도 한몫 지역별 투표 성향 분석에서도 민 후보의 전략적 승리가 돋보인다.
당초 권리당원 수에서 광주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전남(22만 명) 기반의 김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민 후보가 전남 동부권 유일한 경선 주자인 주철현 의원 등과 연대하며 김 후보의 '안방 표심', 특히 승부처인 동부권 표밭을 효과적으로 잠식했다는 게 중론이다.
광주 지역 지자체장들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도 민 후보는 역으로 전남 곳곳에서 강세를 보이며 기존의 '광주 vs 전남' 지역 대결 구도를 무너뜨렸다.
TV토론 등에서 주창해 온 '해남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배우고 광주에서 일했다'는 메시지가 전남 출신이면서 광주에서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통합적 행보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김 후보 측이 승부수로 던진 '막판 빅텐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구시대적 프레임'도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록 서울 집·尹 찬양 반사 이익…8:1:1 전략 등 주효정책 대결에서도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시민 주권 ▲성장 통합 ▲균형 통합 ▲기본사회 ▲녹색도시라는 5대 원칙을 제시한 점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지원금 20조 원 중 80%를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인재 육성과 안전망에 배분하는 '8:1:1 전략'도 오랜 낙후와 가난으로 경제 성장에 목말라온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평이다.
주청사 위치와 같은 민감 현안에 대해 "이사 가기 전 숟가락 위치부터 정하느냐"며 선(先) 통합 후(後) 공론화 기조를 유지, 소모적인 지역 갈등을 차단한 점도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의 신뢰를 얻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시민참여형 행정을 통한 시민주권 정부 실현과 부시장 선임 과정에 시민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혁신적 공약들도 관료 중심 행정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 층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 동력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주청사 위치와 같은 민감 현안에 대해 "어디에 두느냐보다 가지 않아도 되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3개 권역 균형 배치와 순환 근무, 권역별 책임부시장제를 내세워 소모적인 지역 갈등을 차단한 점도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의 신뢰를 얻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TV 토론 등에서 불거진 상대 후보의 수십억대 서울 자택 보유와 처분 문제, 윤석열 전 대통령 찬양 발언, 8년 부실 도정 논란도 민 후보로선 반사 이익을 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