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뒤덮은 배달 쓰레기…남은 치킨·라면 용기 몸살
· 뚝섬한강공원, 주말 하루 발생량만 4톤 넘어 미화원들 '비명'
· 70%가 배달 용기…남은 음식물·악취 탓에 분리배출 포기 '악순환'
· 서울시 다회용기 배달 장려하지만 월 이용 20건 미만…낮은 인지도에 실효성 논란
사회
16일 오후 3시께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내 쓰레기 집하장의 모습
따뜻한 봄 날씨에 나들이객이 몰리면서 서울 한강공원이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현장 미화원들은 쏟아지는 쓰레기 더미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배달 음식 용기 범람과 저조한 다회용기 사용률 탓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내 청소 집하장에는 평일 낮임에도 성인 키 높이만 한 쓰레기 더미가 거대한 언덕처럼 쌓여 있었다.
뚝섬한강공원 환경반장 A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작업해도 쓰레기가 끝이 없다"며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압축해 놓은 양이 이 정도(약 1.5톤)인데, 작업이 끝날 때면 두 배로 불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나들이객이 몰리는 금·토·일요일에는 하루에만 4톤 이상의 쓰레기가 쏟아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원 내 잔디밭과 벤치 주변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기와 전단 등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통계상 연간 한강공원 전체 쓰레기 발생량은 2023년 3296톤에서 2025년 2823톤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나들이 철인 4~5월과 10월에는 매년 발생량이 정점을 찍는 '봄·가을 피크'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쓰레기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배달 음식을 꼽는다.
한강공원 쓰레기의 약 60~70%가 배달 용기인데,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악취가 심하고 재분류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강 이용객 B씨는 "쓰레기통이 이미 오물로 넘치다 보니 사람들이 분리배출을 포기하고 봉투째 던지고 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가 일회용품 감축을 위해 내놓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여전히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여의도와 뚝섬한강공원의 다회용기 주문 건수는 총 221건으로, 한 달 평균 20건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다회용기 수거함의 존재나 이용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에 서울시는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함께 봄철 이용객 증가에 대비한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송미현 서울시 자원순환과 생활폐기물감량팀장은 "다회용기 배달 인지도가 낮은 점에 공감한다"며 "지난해 진행했던 사용 인증 이벤트를 확대하고 홍보 현수막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명준 미래한강본부 환경관리과 주무관은 "봄철 이용객 증가에 맞춰 청소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분리수거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지정된 장소에 올바르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현장 계도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