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얼굴인가, 도끼인가…최종태 ‘Face’ [박현주 아트에세이
최종태, Face 1980s Bronze 18.2 x 35.5 x 55(h)cm 7.2 x 14 x 21.7(h)in. 가나아트센터 제공.
도끼처럼 생긴 얼굴 앞에 섰다.
사람의 얼굴이라 부르기엔 납작하고,조각이라 말하기엔 지나치게 침묵했다.
날은 가로로 뻗고목은 가늘게 떨어진다.
베기 위해 태어난 형상 같지만이 얼굴은 아무것도 베지 않는다.
다만 서 있을 뿐이다.
이것은 얼굴인가, 도구인가.
인간인가, 시대의 잔해인가.
질문은 끝내 답을 얻지 못한다.
이 얼굴은 설명을 거부하고침묵을 선택한다.
구순을 넘긴 최종태는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조각이란, 모르는 것이다.
”설명은 거기서 멈춘다.
그러나 오래 바라보면이 얼굴은 도구가 아니라시간처럼 느껴진다.
날이 아니라버틴 흔적처럼.
그는 그 시간을70년 동안 반복했다.
알지 못한 채로,그러나 물러서지 않은 채로.
1970년대,방구석에서 즉흥적으로 깎인 나무 얼굴.
계획도 해석도 없이손이 먼저 닿은 형태였다.
1980년대,얼굴은 도끼가 된다.
시대는 날카로웠고침묵은 강요되었다.
의도하지 않았기에압력은 더 정확히형상에 스며든다.
분노는 없고눌린 무게만 남는다.
이 얼굴은누군가를 닮지 않았다.
대신 태도를 닮았다.
알지 못하면서도 떠나지 않는 태도,확신 없이도 손을 멈추지 않는 태도.
그래서 이 얼굴은 남는다.
해결되지 않은 질문처럼,끝나지 않은 문장처럼.
조각은 여전히 모른다.
그러나 모르는 일을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이얼굴이 된다.
그 얼굴은모르는 일을 견디며 살아온동시대 인간의 얼굴이다.
지금, 여기,말없이 서서우리보다 먼저시간을 건너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