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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손 맛'이지…PKM갤러리, 흑자 장인 등 6인전

문화 손해원 기자 · 2026.02.18 05:01
예술은 '손 맛'이지…PKM갤러리, 흑자 장인 등 6인전PKM갤러리 From Hands 전시 전경
기계와 알고리즘이 생산을 지배하는 시대, 손끝의 떨림은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언어가 된다.

손이라는 원초적 도구를 매개로 주무르고 빚고 수놓아 완성한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삼청동 PKM Gallery는 2026년 첫 전시로 기획단체전 ‘From Hands’를 3월 21일까지 본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순수미술과 공예의 교차 지점에서 ‘손’의 감각에 주목한 6인의 작업을 조명한다.

참여 작가는 이인진, 김시영, 이명진, 구현모, 홍영인, 故 정창섭이다.

도자 대가 이인진은 50여 년간 흙과 불, 장작의 재를 다루며 무유소성 기법으로 토기를 빚어왔다.

장작가마에서 5~6일에 걸쳐 완성되는 그의 항아리와 다기는 장인적 노동과 자연의 변수가 교차한 결과물이다.

표면에 남은 흔적은 작가의 손맛과 함께 흙과 바람, 불길의 시간성을 고스란히 품는다.

흑자 장인 김시영은 고려흑자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해왔다.

1300℃ 이상의 고온에서 발현되는 구조색과 요변은 과학적 탐구와 물성의 우연이 맞물리는 지점이다.

‘플래닛(Planet)’ 연작은 단일한 흑색을 넘어, 빛에 따라 다층적으로 변주되는 색의 우주를 제시한다.

젊은 도예가 이명진은 건축적 도면과 코일링 기법을 결합해 흙을 구조로 세운다.

선반과 스툴은 기능과 조형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한다.

구현모는 흙과 나무, 금속, 아크릴 등을 손의 감각으로 결합하며 세라믹을 설치적 언어로 확장한다.

‘벽 위 바위 위의 나무’와 ‘숲 섬’은 자연을 조형적 번역으로 재구성한 작업이다.

홍영인은 텍스타일과 퍼포먼스를 통해 소외된 서사를 엮는다.

코끼리의 음파를 직조로 형상화한 ‘Signalling’, 1970~80년대 여성 노동자의 증언을 실과 직물로 재구성한 설치 작업은 직조 행위를 기억의 복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정창섭의 닥종이 회화는 전시를 묵직하게 지탱한다.

물에 불린 닥 반죽을 두 손으로 주무르고 펼쳐 응고시키는 그의 작업은 물질과 몸이 동화되는 물아합일의 경지를 드러낸다.

‘묵고(Meditation)’ 연작은 회화를 촉각적 오브제로 확장하며, 절제된 화면 속에 응축된 사유를 고요하게 드러낸다.

박경미 PKM 갤러리 대표는 “순수미술과 공예를 구분 없이 살피는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손의 움직임이 주고받는 온기를 느끼게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동집약적 작품성을 기반으로 공예를 포괄하는 전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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