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공개한 '2026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에 달했다.
신뢰와 불신의 격차는 56.4%P(포인트)였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잘 모르겠다'는 판단 유보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불신 응답이 더 공고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경험이 축적된 집단일수록 평가가 고정화되는 경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불교가 34.0%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 21.5%, 기독교 16.7% 순으로 나타났다.
없음, 모름, 무응답은 34%였다.
2026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사진=기독교윤리실천운동 제공)
보고서는 "종교 전반에 대한 신뢰를 유보하거나 갖지 않는 응답자가 3명 중 1명 수준임을 보여준다"며 "이는 종교에 대한 친근감보다 신뢰 측면에서 개신교의 위치가 더 낮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신뢰 위기는 교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는 21.1%, 개신교인에 대한 신뢰도는 18.7%로 조사됐다.
특히 무종교인의 경우 신뢰도가 10%를 밑돌았다.
보고서는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도자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신자의 일상적 태도와 언행에까지 확장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신뢰 붕괴가 교회라는 추상적 제도 평가를 넘어, 목사와 성도의 말과 행동이란 구체적 차원에서 체감되고 있다"고 평했다.
불신 원인으로 '나만 옳다는 태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개신교인에 대한 신뢰 개선 과제로 '나만 옳다는 자세'가 29.9%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다.
'절제되지 못한 언행'이 17.5%, '지나친 정치적 편향성'이 16.9%로 상위에 올랐다.
목회자 신뢰 개선점에서도 '교회 이익 우선'이 24.6%, '정치적 발언·집회 참여'가 21.6%, '윤리·도덕성 문제'가 21.1% 순으로 나왔다.
보고서는 2026년 신뢰 붕괴의 특징을 "정치화·독선·언행의 문제"가 사회적 신뢰 비용으로 구조화된 현상으로 평가했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 인구 감소와 탈종교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종교의 공적 발언이 자동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사회봉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종교로 응답자 중 31.1%가 가톨릭을 지목한 반면 '기독교'라는 응답자 비율은 17.6%에 그쳤다.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은 4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교회가 실제로 복지·교육·구제 활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 차원에서는 그 공공성이 충분히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추이가 유지될 경우 한국교회는 급격한 추가 하락보다는 낮은 수준의 안정적 불신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단순히 신뢰도가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교회가 사회적 기대와 평가의 장에서 점차 제도적 영향력을 상실한 채 주변화되는 국면으로 간다"고 내다봤다.
"외형상으로는 사회적 비난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공적 논의에서 교회가 더 이상 중요한 행위자로 불리지 않는 상태가 고착될 위험을 내포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국교회가 내부 결속 강화에 머무르기보다, 무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포함한 시민사회를 향한 공적 책임성 재구성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개입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의 경쟁이 아닌 공론장 규범을 존중하는 절제된 참여로의 전환을 제언했다.
이번 조사는 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됐으며, 2008년부터 이어진 연속 조사로서 올해까지 총 8차례 진행됐다.
올해 조사는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