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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꽃이 아니라 사랑이다 [박현주 아트에세이 ⑲]

· 샤갈의 '꽃다발'과 '빨간 옷을 입은 여인'

문화 손해원 · 2026.03.1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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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꽃이 아니라 사랑이다 [박현주 아트에세이 ⑲]2025년 서울옥션 11월 경매에서 94억원에 낙찰된 마르크 샤갈(1887-1985), 꽃다발. oil on canvas, 100.4×73.2cm(40), 1937. 국내 샤갈 경매 사상 최고가다.

꽃이 먼저 피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먼저 피어난다.

마르크 샤갈의 그림을 보면 그렇다.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샤갈의 ‘꽃다발’(94억)도 그렇다.

푸른 화면.

흐드러진 꽃다발.

그리고 공중에 떠 있는 연인.

꽃은 아래에서 피고사랑은 그 위로 올라간다.

샤갈이 평생 사랑한 여인,벨라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그녀의 눈동자를 처음 본 순간내 삶의 모든 색이 달라졌다.

”샤갈의 그림에서연인들이 공중에 떠 있는 이유도어쩌면 그 사랑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봄은 계절이 아니라감정처럼 느껴진다.

3월 경매에 45억 원 추정가로 나온‘빨간 옷을 입은 여인’도 그렇다.

어두운 배경.

먼저 빛나는 꽃다발.

그 옆에 붉은 드레스의 여인.

꽃과 여인은현실이라기보다 꿈에 가깝다.

1973년에 그린 ‘생폴 드 방스의 정원’에서도꽃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생폴 드 방스는샤갈이 제2의 고향처럼 사랑했던 마을이다.

그는 198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이곳에서 그림을 그렸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하얀 선으로 그린 여인의 얼굴이 보인다.

샤갈이 평생 사랑한벨라다.

그리고 화면 한가운데분수처럼 솟아오르는 꽃다발.

그것은샤갈이 평생 그려온 사랑의 상징이다.

샤갈에게 꽃은 장식이 아니다.

사랑이 머무는 장소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연인들은 늘 조금 떠 있다.

샤갈의 꽃은땅에서 피지 않는다.

사랑이 있는 곳에서 피어난다.

이번 봄,‘생폴 드 방스의 정원’에 핀 꽃처럼환한 꽃다발 하나 건네보는 것도 좋겠다.

봄은 꽃이 아니라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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