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소화’로 읽다…지갤러리, 우한나 기획전 7월 개최
· 죽음과 순환의 의미를 예술로 풀어낸 그룹전
· 우한나·최수진·슈이 차오 참여, ‘소화’ 개념 중심 탐구
· 아트 바젤 홍콩 프로젝트 확장…7월 한 달간 전시
최수진 <밤을 통과하는 레시피>, Wool yarn, polypropylene mesh, dyed fabric, thread, embroidery floss, tracing paper, acrylic, 53 x 43 x 13 cm, 2026 사진=작가, G Gallery 제공이번 전시는 우한나, 최수진, 슈이 차오(Shui Cao) 등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해 먹는 것과 먹히는 것, 잠듦과 깨어남, 죽음과 흡수 등 상반된 개념들이 교차하는 지점을 ‘소화’라는 과정을 통해 탐색한다. 작가들은 소화와 흡수, 변형의 과정을 통해 인간과 세계, 신체와 환경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페장다주(Faisandage)’는 사냥한 고기를 숙성시키는 프랑스 전통 방식에서 유래한 용어로, 부패와 숙성이 공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시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닌 또 다른 감각과 존재 방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우힌나 작가우한나는 요리와 미식 문화 속에 내재된 포식과 소비의 구조를 드러내며 가해자와 피해자, 포식자와 희생자의 경계를 질문한다. 최수진은 그리기와 요리, 수면의 반복을 소화의 은유로 풀어내며 기억과 감각의 흔적이 남겨지는 과정을 회화 작업으로 표현한다. 슈이 차오는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혼종적 생명체를 통해 소화를 개체 내부의 작용을 넘어 환경 전체의 순환 체계로 확장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우한나 작가가 올해 아트 바젤 홍콩 2026에서 선보인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당시 사용된 전시 구조를 갤러리 공간에 재구성해 국제 아트페어에서 제시했던 감각적 경험을 보다 밀도 있게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를 기획한 우한나는 인간과 비인간, 생명과 비생명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로 알려져 있다. 패브릭을 주요 매체로 활용해 평면과 입체,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상반된 개념들이 공존하는 장면을 시각화해 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으며, 2023년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두산아트센터, KADIST 등에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