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똥 같은 눈물' 김민선 "무너질 것 같은 시간 많았다…4년 뒤 기약"[2026 동계올림픽]
스포츠 강이성 기자 | 등록 2026.02.16 06:16
여자 500m 메달 노렸으나 14위 머물러
16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김민선이 인터뷰를 하다 눈물을 흘려 눈가가 빨개져 있다.
메달을 노렸던 세 번째 올림픽에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4년 뒤를 기약했다.
김민선은 16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01을 기록해 14위에 머물렀다.
'우상' 이상화의 뒤를 이어 8년 만에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메달을 안기겠다는 각오였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거둔 7위보다 낮은 성적이었기에 김민선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김민선은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원섭섭이라고 하기에는 시원하지가 않다"며 "섭섭한 마음이 99%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힘들고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100%의 자신감을 갖고 준비해도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들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한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런 부분도 선수로서의 역량"이라고 말한 김민선은 "아쉽지만 받아들이고 다음 올림픽을 향해 또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애써 미소 짓는 얼굴로 취재진을 맞이한 김민선은 아쉬운 부분을 되짚어보다가 눈물을 글썽였다.
김민선은 "시즌 준비부터 돌아보면 모든 부분이 아쉽다. 가장 좋았던 시즌(2022~2023시즌)을 제외하고는 항상 문제였던 초반 100m 기록이 올 시즌에도 나를 괴롭혔다"며 "그 기록 자체가 아쉽다 보니 전체적인 500m 결과에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벌써 올림픽 무대 세 번째 도전이다.
19세에 나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막 열흘 전 허리 통증이 악화해 500m 16위에 만족했던 김민선은 4년 전 베이징에서는 7위에 자리했다.
김민선은 "지난 두 번의 올림픽을 통해 많이 배우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좋은 결과를 많이 내서 이번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더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나 놓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시즌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여름 훈련 때 놓친 것이 무엇일지 많이 생각했다. '과욕이 부른 참사'라는 느낌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좀처럼 눈물을 그치지 못한 김민선은 가족을 떠올리다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올 시즌 무너질 것 같은 시간이 너무 많았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간 김민선은 "심리적으로 무척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항상 누구보다 힘이 돼 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내려놓지 않고 올림픽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분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올림픽 신기록(36초49)으로 금메달을 딴 펨케 콕과 은메달을 수확한 유타 레이르담(이상 네덜란드), 동메달리스트 다카기 미호(일본)는 모두 김민선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쓸어 담은 2022~2023시즌 제쳐봤던 선수들이다.
김민선은 "내가 이겨봤던 선수들이었기에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분명히 이겼던 선수들인데 나와는 어떻게 다르게 준비했기에 기록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며 "내가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마음도 동시에 든다"고 했다.
소감을 말할 때부터 2030년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해 언급했던 김민선은 "이번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4년 뒤를 기약하는 게 좀 그렇긴 한데"라며 눈가가 빨개진 채 웃어 보였다.
김민선은 "이번 올림픽이 너무 아쉽고 속상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4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며 "앞으로 4년 간 감사함을 잊지 않고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