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미중 협력강화" 원론 교환…'이란·대만' 성과없어
· 習 "대만 잘못 처리하면 중미관계 위험"
· "호르무즈 개방·이란 핵무장 불가" 원론
· 美 "개방·투자확대"…中 "안정관계 구축"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을 시작으로 양자 정상회담, 톈탄(天壇·천단)공원 방문, 국빈 만찬까지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1기 집권기였던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며, 양 정상간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30일 경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공개 모두발언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로 부르고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영광이며 미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미간 공동이익이 이견보다 크다. 양국의 각자 성공은 서로에게 기회"라고 했다.
習 "대만 잘못하면 중미관계 위험" 트럼프는 침묵
그러나 시 주석은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꺼내들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그는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고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대만 관련 공세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정상회담 이후 일정인 톈탄공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회담은) 훌륭했다. 놀랍다. 중국은 아름답다"고 말한 뒤 '대만 문제를 논의했나'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며칠간 대만 관련 입장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중국은 굳이 대만 문제를 꺼냈다"고 짚었다. CBS도 "이번 회담은 지난해 무역전쟁 이후 양국 무역 안정 및 미국의 이란 전쟁 불확실성 대응을 목표로 하는데, 대만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의 공식 입장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중국 정책 자문가들은 트럼프가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opposes)'고 말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이란 관련 협력을 요구하려면 먼저 대만 관련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美 "호르무즈 개방·이란 핵무장 불가 합의"…'원론' 지적도
핵심 의제로 손꼽혔던 이란 전쟁 상황에 관해서는 다소 원론적인 발표가 나왔다. 이날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 이란 핵무기 보유 불가 원칙에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중국이 향후 미국산 원유 구매를 늘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양 정상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데도 합의했다고 한다.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놓인 분홍색·흰색 철쭉이 주목받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무장 불가는 기존의 원칙적 입장 재확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중국 측 발표는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로만 나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해협과 관련된 중국의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이란을 압박해 더 많은 선박의 통과를 허용하게 만들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는 평화 협상에 동의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신호는 나오지 않았다"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대가로 미국에 (대만 문제 등)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협력 강화엔 공감대…習 "중국 부흥-MAGA 공존" 트럼프 "9월 방미 초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주요 시장 개방, 양국 무역갈등을 관리할 무역위원회 설치 합의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 정상은 이날 미중간 경제 협력 필요성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확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 기업인을 한 명씩 소개했다고 전하며 "양측은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와 중국의 대미 투자 확대를 포함한 양국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주요 기업 대상 수출을 승인한 사실이 이날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 구축을 제안했다. 외교부는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은 협력을 위주로 한 적극적인 안정, 경쟁에 정도가 있는 양성적 안정, 이견이 통제 가능한 상시적 안정, 평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안정이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명소 톈탄공원을 방문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톈탄공원은 명나라 영락제가 건설한 황실 제단으로 세계문화유적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국빈 만찬에서 "중화민족의 부흥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공존할 수 있다"며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의 핵심"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매우 긍정적이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시 주석 부부를 9월24일 미국으로 초청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