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 통합은 찬성, 문제는 방법…"속도전 우려"
· 전남대서 시민대토론회…"급할 수록 돌아가야"
· "다음 선거 통합 단체장 선출" "주민투표 필요"

광주시와 전남도 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도 행정통합론과 관련해 큰 틀에 있어서는 찬성하지만 주민 의견 수렴없이 정치권이 주도하는 현재와 같은 속도전은 향후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칭 광주·전남통합추진포럼(준)이 11일 오전 7시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광주·전남행정통합 시민대토론회에 기조 발표자로 참석한 전남대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추동하고 있는 행정통합 논의가 민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은 지역의 생존전략이자 대의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속도전을 치르듯이 일사천리로 진행하면 의외의 복병을 만나 좌초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학계, 연구원, 시민사회 단체 대표, 언론인 등 11명이 참석했다.
토론자 중 상당 수는 광주·전남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췄다. 다만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않았다.
한 토론자는 "지금 이뤄지고 있는 행정통합론이 고객(주민)에게 친절하고 치밀한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며 "바늘허리에 실을 꿰어 바느질 할 수는 없다. 절차적 정당성은 반드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창현 광주 동구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언적 구호에 그치는 정치적 퍼포먼스에 그칠 수도 있다"며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 돼서는 안된다. 급할 수록 돌아가야 한다. 지금 당장 통합 단체장을 뽑는 것 보다는 다음 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해야 한다. 시민 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는 "앞으로 예고된 설명회는 단순히 통합론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닌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총론적으로는 적극 찬성한다"며 "다만 최소한의 절차가 필요하다. 지역 갈등이 발생할 경우 책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론자들은 명확한 명칭, 특례조항의 구체성, 지역 발전에 대한 뚜렷한 비전 등이 특별법에 담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병훈 호남발전특별위원장은 "통합은 생존의 문제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하다. (통합특별시장) 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깊숙이 들어가면 (통합은) 어려워 질 것"이라며 "지금은 속도전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시·도 통합 염원은 30년 넘게 함께 고민했던 내용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30년 넘은 고민을 해결했으면 한다"며 "국회에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