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주민소통해라"…시·도민들 속도전 우려

광주시와 전남도가 행정통합에 합의하는 발표문을 내고 주민 소통 등을 강화하기로 밝힌 가운데 시·도민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추진과 소통 공약 이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양 시도는 지난 9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민 보고회를 열어 청와대 오찬 회동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문은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에 과감한 재정 지원과 행정 권한 이양을 포함, 통합이 광주 전남 27개 시·군·구의 균형 발전 토대가 될 수 있도록 균형 발전 기금을 설치하는 데 공동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기존 청사 존치 ▲현행 기초 자치단체 체제 유지 ▲각계각층 인사 참여 '광주·전남 대시도민 행정통합 추진 협의회' 구성 ▲시·도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설명회·토론회·간담회 등 지속적 개최를 약속했다.
그러나 시·도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약속에 대한 담보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들면서 보다 구체적인 주민 소통을 요구하는 동시에 속도감있는 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백석동 광주전교조 정책실장은 "발표문에는 각계각층이라고만 언급됐을 뿐 시·도 통합을 가장 우려하는 교육계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았다"며 "인사권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표문에 아쉽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대전·충남권 행정통합 초안에도 교원들의 인사권 문제가 담겨있었던 만큼 광주·전남도 담아야 하는 것이 맞다"며 "행정통합에는 대승적으로 찬성하더라도 학군 쏠림, 전남권 작은 학교 소멸과 같은 부작용들도 우려되는 만큼 교육 정책과 관련해서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기 운영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의견수렴 플랫폼에도 주민 소통 부재로 인한 졸속 통합을 우려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시민 A씨는 "무작정 '그동안의 열망이 터졌다'는 일방적인 이야기하지말고 행정통합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필요한지 여론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찬성 여론이 높다고 하나 행정통합에 대한 내용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기득권의 일방적인 설명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통합 이후 벌어질 지역민 사이 차별을 우려했다. 그는 "학창 시절 광산구 지역 친구들이 겪었던 조롱과 차별의 시선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1986년 승격됐던 송정시는 충분한 숙의 없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광주에 편입되며 큰 행정적 혼란을 겪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지금의 정치권은 이 같은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기보다 성과 중심의 접근에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통합 이후 전남 군 지역 아이들에 되물림될 대물림될 정서적 낙인과 차별을 진지하게 고민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전남 동부권에 사는 시민 C씨는 비교적 광주와 전남서남권에 집중된 행정 논의에 소외감을 드러냈다.
C씨는 "바이오, 반도체, 해상풍력 등 논의되는 주요 육성 산업들은 모두 광주와 전남 서남부권 중심 이야기"라며 "반면 여수·순천·광양으로 대표되는 남해안 남중권은 이번 행정통합 논의에서 어떠한 이익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 소통에 나선다고 했지만 동부권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소구력을 가질지 잘 모르겠다"며 "차라리 남해안 남중권 지역을 모으는 하나의 극을 만들어 지정·운영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감이 크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3대 지원책을 특별법안 형태로 다듬어 이르면 15일 국회 입법 청문회에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3대 지원책으로는 ▲대규모 재정 혜택 ▲공공기관 우선이전 ▲산업·기업 유치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