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체납 5,526억원·미수납 1조1,294억원…“성실 납부자 형평” vs “기본권 제한”
과징금 같은 세외수입을 거액 체납해도 해외 출국이 가능했던 제도 공백을 메우겠다며, 고액 체납자 출국금지를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최은순 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징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기본권 제한 장치의 정교함이 법안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026년 2월 13일 기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사진.광주 서구을)은 12일 과징금·부담금 등 세외수입의 한 축인 지방행정제재·부과금 고액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체납자에 대해 관허사업 제한, 명단 공개 같은 제재수단을 두고 있다. 다만 국세·지방세 체납과 달리 세외수입 체납에는 출국금지 같은 강제수단이 명확하지 않아, 재산 은닉이나 해외 출국을 반복하는 고의 체납에 대응이 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양 의원이 제시한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한다. 둘째, 고의·상습 체납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 결정으로 최대 30일 범위에서 감치할 수 있도록 했다.
입법 배경으로 거론된 사례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의 과징금 체납 논란이다. 최 씨는 2013년 성남 도촌동 토지 매입 과정에서 차명 매입(명의신탁) 문제로 과징금 25억여원이 부과됐으나 장기간 미납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압류 자산 공매 절차가 진행되자 일부를 납부한 사실도 전해졌다.
정부 통계로 제시된 체납 규모도 법안 추진의 근거로 제시됐다. 2024년 기준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액은 5,526억원이고, 납기 미도래액 5,768억원을 포함한 미수납액은 1조1,294억원에 이른다. 징수 실패가 반복되면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 문제가 커지고, 공공 목적 재원도 흔들린다는 게 발의 측 논리다.
다만 강제수단 강화는 곧 기본권 제한과 맞닿는다. 출국금지 요건의 명확성, 이의제기 절차, 기간·범위의 비례성, 체납 ‘고의성’ 판단 기준이 법문에 촘촘히 담기지 않으면 과잉 제재 논란이 불가피하다. 감치 역시 최후 수단으로서 적용 요건과 사법적 통제 장치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실무에선 “악성 체납을 겨냥하되, 생계형·착오 체납을 구분하는 필터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양부남 의원은 “세외수입 체납에 대한 강제수단이 미흡한 상황에서 고액 체납을 방치하는 것은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출국금지와 감치 등 실효적 징수장치를 마련해 고의·상습 체납을 근절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