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28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열린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여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과정에서 불법 당내 경선운동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한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이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회계 책임자도 의원직 유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벌금형을 선고받아 일단 안 의원은 당선 무효 위기에서 벗어났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30일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사촌동생 안씨에게는 징역형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거사무소 관계자 11명 중 5명에게는 벌금 50~200만원과 추징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안 의원의 당선무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계책임자도 벌금 300만원 미만의 형을 선고받았다.
안 의원은 사촌동생 안씨 등과 공모해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자동 동시발송시스템을 통해 선거구민에게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 5만여 건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안 의원은 2023년 9월부터 6개월 사이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연구소 운영비 등 명목으로 사촌동생 안씨가 운영하는 법인 자금 4300여 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또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도맡은 선거운동원 10명에 2554만원 상당 대가성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아 챙긴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안 의원은 인터넷 판매업자인 지인으로부터 선거구민 431명의 성명,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제공받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안 의원 측 법률 대리인은 "공소사실의 전제가 되는 안 의원과 사촌동생 안씨와의 공모 관계는 없었다. 안 의원 모르게 사촌동생 안씨가 독단적으로 불법 선거홍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일 뿐이다"고 맞섰다.
이어 "경제연구소로 기부받은 돈 역시 외형상 사촌동생 안씨의 법인 자금 성격일 뿐, 사촌동생의 개인 사비다. 정치자금 불법 기부 의사 역시 존재하지 않고 입증할 증거도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사촌동생 안씨 측도 불법 문자메시지 자동 동시발송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사촌형인 안 의원을 돕고자 운영 중인 회사에서 직원을 추가 채용해 독단적으로 발송했을 뿐이다. 선관위 회신 결과에 따라 '1회 발송 시 20명 이하'를 대체로 준수했고 위법 사안이 중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는 "사촌동생 안씨가 선거구민에게 문자메시지 1회 20명 이상 보낼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전체 발송한 문자메시지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에 따라 1회 20명씩 묶어서 보낸 경우는 14.7%에 불과하다. 동시 발송 메시지 중 상당수는 21, 22명씩 보낸 것이다"며 안 의원과 사촌동생 안씨 모두 무죄로 봤다.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사촌동생 안씨의 업체가 채권-채무 당사자가 돼 그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 실비 변상 성격의 돈은 정치자금법이 정한 제3자가 정치자금을 지출하는 '기부'로 해석하기 어렵다"면서 "사촌 안씨가 비용을 상환받을 의사가 있었고 안 의원 측 역시 갚고자 했으며 아직 정산이 마무리되지 않아 '기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촌동생 안씨가 경제연구소 비용을 즉시 부담한다고 불법 기부가 성립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사촌동생 안씨의 화순 불법 선거사무소 운영에 대해서도 "안 의원이 공모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촌동생 안씨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고용한 직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굴비 선물을 돌린 선거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봤다.
안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미필적으로나마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인지한 것으로 보이나, 당사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 자체에 고의는 없어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의 일부 선거법 또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판결 직후 안 의원은 "진실을 밝혀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1년 9개월간 수사, 기소, 재판까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위로와 감사 말씀을 드린다. 판결을 계기로 솔선수범해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이어 "편향적인 수사의 무모함이 드러났다. 또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해야 한다. 승복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고 고통을 주는 후진적인 선거 문화에 경고를 울리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선출직은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는다. 배우자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가 벌금 3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도 선출직의 당선이 무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