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눈을 비비고 있다. (공동취재)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가담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질책하며 그에게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일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및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위증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상민 전 장관은 이날 회색 정장을 입고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으나 선서를 거부했다.
재판부는 곧바로 이 전 장관에게 선서 거부에 대한 과태료 50만원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본인의 형사처벌 관련만 증언 거부되기 때문에 나머지 일반 내용은 답변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사건 1심 재판에서도 선서를 거부해 과태료 5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휴정 후 이어진 박 전 장관 측 반대신문에 앞서 재판부가 다시 한번 선서 거부에 대한 과태료를 안내하자 "형사소송법 따라 증언이 제 재판에 불리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첫 번째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오늘 답변했지만 신문 내용 따라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데, 선서 내용이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치 내가 거짓 선서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특검이 설계해놓은 구도, 거기 어긋나는 진술을 할 경우 제 진술은 진위 상관없이 특검의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위증죄로 기소할 위험성이 많다고 생각해서 선서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는 선서 거부 자체를 정당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신빙성에 대해 여러 의문이 있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질책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전후 대통령실의 CCTV 영상을 보며 계엄 선포 당시의 상황을 이 전 장관에게 물었다.
이 전 장관은 "위증죄로 기소돼 있어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하기도 했다.
본인의 피신조서를 증거로 제시하려는 특검 측을 저지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다음날 박 전 장관 등이 모인 삼청동 안가 회동에 관해서도 증언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계엄 선포 24시간도 안 된 시점이라 탄핵이나 내란이나 이런 이야기를 할 정황이 아니었다"며 "탄핵, 내란 등은 정치권에서 하는 이야기지 지금처럼 심각하게 문제화될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 명령을 내리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건희 여사로부터 부정한 직무수행을 청탁받고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게 한 혐의,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