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전면 파업 사흘째인 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이 보이고 있다.
창사 이래 첫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4일) 오전 10시 또한번의 노사 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다.
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에 따르면 이날 노사 대화는 오전 10시 송도사업장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노동부 중부청 주관으로 열린 노사정 간담회에선 합의점을 못 찾은 바 있다.
파업 시작 전후로 노사 간 입장 발표와 반박을 거듭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번 대화에서 인사권·경영권 등에 대한 양측 입장이 좁혀질 진 미지수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조가 '인사 개입, 경영 참여' 요구를 내려놓고 근로자의 권익과 기업의 생존을 함께 고민하는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신규채용,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인사·경영권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한 인사 관련 전문가는 "채용과 신기술 도입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이를 노조의 고용안정성만을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시장 도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경영자의 몫이며, 노조는 본질인 근로자 권익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6.2%의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하며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노동부의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노조는 비상식적인 요구와 강압적인 파업 강요를 중단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의 인사권이나 경영권을 빼앗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원칙 없이 운영돼온 회사의 인사제도에 제동을 걸고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3일 입장문에서 노조는 "작년 11월 사내 인사문건 유출 과정에서 직원들은 충격적인 내용을 확인했다"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저성과자를 규정하고, 희망퇴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직원을 내보내려는 취지의 문서가 발견됐다. 인사·재경 등 일부 스태프 부서에는 다른 부서보다 높은 상위고과가 부여되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서에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우회하는 방식의 평가제도 도입 검토, 하위고과자에게 선발형 복지 기회를 원천 배제하려는 시도까지 포함돼 있었다"며 "이는 정상적인 인사운영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복지 기회를 평가등급에 따라 원천적으로 배제하겠다는 발상은 직원을 성장의 동반자가 아니라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바라본 시도"라고 말했다.
노조는 "노조의 요구는 노동조합 권한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라, 투명한 인사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라며 "이미 한국 공공기관에서도 노동이사제가 도입돼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독일 역시 오래전부터 노동자 대표가 기업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공동결정 제도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손실은 이미 현실화됐다.
총파업 전 3일간 진행된 부분파업과 생산스케쥴 조정으로 약 1500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일부 배치(바이오의약품 생산단위)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여기엔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환자 생명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제품도 포함됐다.
파업이 계속 진행될 경우 생산 설비 가동 차질에 따른 손실 규모가 약 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단기 손실뿐 아니라 장기 수주 경쟁력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바이오 공정 특성상 생산 중단이 제품 폐기 및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파업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