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 화재 현장에서 유가족 대표를 비롯한 국과수,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정부가 1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를 계기로 전국 공장 2900여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차원에서 전국 공장의 샌드위치 패널 사용 실태를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7일까지 3주간 대전 안전공업과 유사한 업종의 전국 공장 2916개소를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3월 23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추진됐다.
점검 대상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과 금속 가공업 등 안전공업과 유사한 26개 업종이다.
전국적으로 관련 공장은 총 1만4325개사로 파악됐는데, 정부는 이 중 위험도가 높은 약 20%(2916곳)를 선별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총 3423명이 투입됐고 공장의 소방시설 관리 상태를 포함해 위험물 취급 실태, 불법 증축 여부, 유증기 등 공정 안전관리 실태, 노후 전기설비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조사 결과 소방시설 관리 분야에서는 전체 대상 2916곳 중 1632곳(56%)만 양호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284곳(44%)은 소방관계법령을 위반하는 등 '불량' 판정을 받았다.
그 외에 불법증축 여부나 유증기 등 공정 안전관리, 전기설비 분야는 현재 지자체를 중심으로 조사 결과를 취합 중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샌드위치 패널 사용 실태도 함께 파악했다.
그간 샌드위치 패널 관리나 인허가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정부 차원에서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한 적은 없었다.
소방 점검 과정에서 노후화된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이 발견되면 지자체에 통보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공업 화재 이후 언론 등을 중심으로 샌드위치 패널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직접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점검대상 공장 내 건축동 9051개동 가운데 절반 이상인 4913개동(54.3%)에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만든 건축 자재로, 시공이 쉽고 비용이 저렴해 공장이나 창고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내부에 우레탄이나 스티로폼 등 가연성 단열재가 사용될 경우 화재 시 불길을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정부는 지난 2020년 12월 샌드위치 패널 내부 단열재까지 화재 시 10분간 견딜 수 있는 '준불연 성능'을 갖추도록 건축법상 화재안전 기준을 강화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공장 상당수는 여전히 기존 패널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건축법 규제에 따라 난연재 사용이 강화되기 전과 후의 패널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번에는 샌드위치 패널 사용 여부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샌드위치 패널 관리 방안 등을 포함해 대전 안전공업 화재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안전공업 화재에서 지적된 샌드위치 패널 문제나 불법 증축, 유증기 관리 등을 중심으로 부처 합동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