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_축제(잔칫날)60.6x72.7cm Acrylic on canvas 2012 죽음 이후에도, 색은 멈추지 않는다.
붉은색이 먼저 터진다.
그 위로 초록이 얹히고, 노랑이 번진다.
검은 선들이 지나가며 화면을 붙잡는다.
형태는 없다.
그런데 멈추지 않는다.
쏟아진다.
이두식의 그림은 늘 그랬다.
무언가 끝난 자리 같고, 막 시작된 장면 같기도 한 곳.
그 정리되지 않은 생명력, 그래서 축제다.
오방색은 한 번 터지고 나면 캔버스 안에 갇히지 않는다.
보는 순간마다 다시 흔들리고,다시 번지고, 다시 살아난다.
그의 축제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형의 감각이다.
그의 색은 이미 26년 전,서울을 떠나 로마의 지하로도 흘러갔다.
플라미니오 역 벽면에 박힌 색채들은지금도 낯선 이방인들 사이를 생생하게 지나간다.
생전 그는 말했다.
“회화는 관대하고 감각적이어야 한다.
”그의 그림은 그 문장 그대로였다.
이성으로 해석되기보다 몸으로 먼저 받아들여지는 세계.
한국 추상표현주의의 거목, 이두식.
2013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열린 기념전 뒤풀이는 잔칫날 같았다.
축제처럼 웃고 돌아선 그날 밤,그는 다음 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이별 뒤,그의 이름이 화단에서 밀려난 사이13년이 흘렀다.
그래서 다시 본다.
추모로 온 그림.
좋은 기운과 에너지.
여전히 잔칫날이다.
색채의 몸짓이 춤추고, 화면은 가라앉을 줄 모른다.
죽음조차 붙잡지 못한 에너지.
이두식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