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2012년 작고한 전설적인 키보디스트 '존 로드(Jon Lord)'를 기리며 우리가 늘 사랑하는 당신에게 축복을"이라고 먹먹한 추모를 전했다.화룡점정은 역시 전 세계 기타리스트들의 첫 번째 교본인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였다. 도입부의 압도적인 리프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전주부터 입으로 따라 부르며 엄청난 떼창의 장관을 이뤄냈다.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에서는 '기네시스(Guinnesis)', '허시(Hush)', '블랙 나이트(Black Night)'까지 내달리며 딥 퍼플을 연호하는 관객들과 하나가 되었다.1995년 첫 내한부터 폭우 쏟아진 1999년 트라이포트 페스티벌, 2004년, 그리고 2010년 올림픽홀 공연에 이은 다섯 번째 내한.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타와 키보드 솔로곡을 제외하고도 15곡이 쉴 새 없이 연주됐고, 단 한 곡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 꽉 찬 완성도를 보여줬다. 기술적으로도, 보컬의 역량으로도 그들은 전혀 늙지 않았다. 은발의 록스타들이 토해낸 소리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박제가 아니었다. 딥 퍼플은 여전히, 16년 전보다 더욱 뜨겁게 용암처럼 살아 숨 쉬고 있다. 바다 냄새가 풍기는, 탁 트인 야외 무대에 수천 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객석은 중장년 남성들이 주를 이뤘지만,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 티셔츠를 챙겨 입은 젊은 청년들과 2030 여성 관객들도 꽤 눈에 띄며 세대를 관통하는 딥 퍼플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보였고 공연 전까지 잔디에 드러 누워있는 이들도 있어 작은 야외 페스티벌 같기도 했다. 실제 5월 말 같은 장소에선 '아시안 팝 페스티벌(아팝페) 2026'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