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유전자 분석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야생 멧돼지·너구리 출몰 지역을 예측한 지도가 구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23년부터 무인기·무인 카메라와 포획·조사 등을 통해 도심 출몰 멧돼지·너구리의 휴식·이동 경로 등을 조사해 왔다며 26일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도심 출몰 신고 건수는 멧돼지 1479건·너구리 2656건에 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그간 북한산 일대에서 수집한 무인기 3차원 라이다(LiDAR) 데이터와 도심·산림 경계지 설치 무인 카메라 중 멧돼지가 반복 관찰된 지점 415곳을 AI로 분석했다.
그 결과 멧돼지는 남향에 경사가 가파르고 관목이 울창한 지역을 주로 휴식 공간으로 하고, 텃밭·사찰 주변을 먹이활동 공간으로 선호하는 것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서울 도봉구 도봉동 산 68-3·도봉사·무수골, 강북구 수유동 산 127-1 일대, 성북구 정릉동 산 1-1일대, 종로구 구기동·상명대 일대, 서대문구 북한산 자락길 입구 등이다.
너구리의 경우, 서울·인천 전역의 지리적 분포 및 환경정보를 분석해 핵심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파악했다.
이에 따라 인구밀도와 야간조도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과 너구리가 만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 47곳을 선정했다.
서울의 경우 노원구 중랑천·우이천과 송파구 오금공원 등 36곳, 인천의 경우 연수구 송도 센트럴파크해돋이공원과 부평구 청천천 일대 등 11곳이 포함됐다.
너구리 주요 출몰 지역은 그간 야생동물 관련 민원이 빈번했던 지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들은 하천과 이에 인접한 도시공원·녹지 공간이 형성돼 있어 산책이나 여가 활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야생동물과 접촉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와 같은 자료들을 종합해 서울·인천 도심지 출몰 멧돼지·너구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구축했다.
이 지도는 이달 중 서울시와 인천시에 제공돼 ▲질병 관리 ▲동물찻길사고(로드킬) 예방 ▲지역 주도형 피해 저감 대책 수립 등 지역 맞춤형 야생동물 관리에 활용될 예정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도심 출몰 야생동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도시민과 야생동물의 안전한 공존 방안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도 예방 중심의 도시 야생동물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