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광역관광개발계획도. (그림 = 전남도 제공).전남도가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을 발판으로 22개 시·군 관광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개별 관광지 정비를 넘어 문화예술과 해양·섬·치유·음식·야간경관·워케이션을 아우르는 광역 관광축을 새로 짜면서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하루 더 머무는 관광지'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전남 전역의 자원을 권역별로 재배치하고, 이를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연결하겠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전남 관광정책의 중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초광역 프로젝트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은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은 전남·광주·부산·울산·경남 등 5개 시·도가 참여하는 초광역 관광개발 프로젝트다.
남도 고유의 문화예술과 해양·섬·치유 자원을 관광명소로 육성하고, 이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기간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이다. 1단계는 2024~2027년, 2단계는 2028~2030년, 3단계는 2031~2033년으로 나뉜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남부권을 남서권·남중권·남동권으로 구분해 권역별 거점과 연계 도시를 잇는 방식으로 관광수요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남 전체 사업비 43.2% 차지…압도적 비중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 중 전남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전남 전체 사업비는 1조2960억원으로 남부권 전체 3조원 가운데 43.2%를 차지한다.
개발사업만 56건 1조2263억원으로 전체 개발사업비의 44%에 이른다. 진흥사업도 24건 697억원 규모다. 대상 지역은 전남 22개 시·군 전역에 걸쳐 있다.
사업비와 사업 건수, 대상 지역 범위 모두에서 전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남의 추진 속도와 성과가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해남 달마산 도솔암. (사진 = 전남도 제공).
◆지역별 강점 살려 머무는 관광 구축
전남의 구상은 분명하다. 지역별 강점을 살려 각기 다른 관광 테마를 입히되 이를 하나의 광역 관광축으로 연결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단순히 관광객을 오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안에서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관광 소비가 짧은 관람 중심에서 체험·숙박·휴식·야간활동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전남 전역을 복합형 체류 관광지대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서남해안권은 해양과 섬·낙조·음식 자원을 앞세워 체류형 해양관광 거점으로 재편한다.
해남 땅끝 수상복합공연장, 목포등대 관광경관 명소화, 경관치유 관광루트 명소화 등을 통해 서남권 해양문화 거점 조성에 나선다. 땅끝 수상복합공연장은 솔라시도와 영암호를 연계한 복합수상공연장과 수상전망광장, 수상정원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무안은 도리포 관광경관 명소화와 회산백련지 야행관광공간 조성을 통해 해안관광과 야간관광을 결합하고, 완도는 국도 77호선을 따라 해안경관길과 아트 관광루트를 조성해 이동 동선 자체를 관광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진도는 인문치유 관광루트와 세방낙조 아트문화 관광명소, 체류관광섬 조성 등을 추진하고 신안은 음식관광과 미래형 교통 연계를 결합한 섬 관광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동부권과 내륙권에서는 치유와 체류형 관광 색채가 더욱 선명하다. 여수는 뷰티·스파 웰니스관광 거점을 조성하고, 순천은 갯벌치유 관광플랫폼을 통해 해양과 생태 자원을 휴식과 건강 중심 관광으로 연결한다.
광양은 미디어아트 관광명소화와 관광스테이 확충으로 예술형 체류관광 기반을 만들고, 곡성은 섬진강권을 중심으로 레저케이션 관광스테이와 생태형 산림관광정원 등을 조성해 장기 체류 수요를 겨냥한다. 구례 역시 섬진강 레인보우워크와 관광스테이를 통해 자연과 숙박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거점을 만든다. 고흥과 보성도 해양경관과 숲, 웰니스 자원을 활용해 치유와 휴식 중심의 체류 관광지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장성 백양사 쌍계루. (사진 = 전남도 제공).
중부권은 문화예술과 야간관광·음식관광이 핵심이다. 나주는 빛가람 호수공연장과 영산강 파노라마 관광명소, 문화생태 관광정원, 나주읍성 야행관광공간 조성 등을 통해 공연·야간·역사자원을 한데 묶는다. 담양은 야행관광과 예술형 관광정원, 관광스테이를 연계해 체류형 문화관광을 강화하고 화순은 적벽 실감형 관광명소화와 정원관광을 접목해 미디어와 자연을 결합한 관광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흥과 강진은 야간경관과 명상치유, 관광스테이 확충을 통해 머무는 관광 기반을 키우고 영암·영광·장성도 순례와 음식, 숲을 테마로 한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를 준비한다.
이처럼 전남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별 관광 자원을 따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엮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남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복합 관광권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속도와 연계성
현재까지는 청사진이 본격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대부분 사업은 설계용역이나 실시설계·중앙투자심사·부지 확보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관건은 속도와 연계성이다. 개별 사업을 얼마나 신속히 착공 단계로 넘기느냐, 또 흩어진 사업들을 실제 관광 동선과 숙박·체험·음식·야간콘텐츠를 묶은 체류상품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전남도는 개발 부문에서 설계용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하반기 건축 착공을 추진하는 한편 진흥 부문에서는 5개 시·도 통합협의체를 운영하며 권역별 관광상품 개발과 공동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의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은 단순한 시설 확충 사업이 아니다. 22개 시·군 관광지도를 다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남 전역을 '하루 더 머무는 관광지'로 전환하려는 장기 전략이다.
해양과 섬, 문화예술과 치유, 야간관광과 워케이션을 촘촘히 엮어 전남 관광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