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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남광주 통합선거, 이제는 ‘낙하산 정치’와 결별할 때다

기자수첩 호남투데이 | 등록 2026.04.17 15:29
호남투데이 발행인 손봉선

호남투데이 발행인 손봉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시의원 선거는 단순히 의석 몇 자리를 채우는 절차가 아니다. 이 선거는 우리 동네의 방향을 다시 정하는 분기점이어야 한다. 지역의 삶을 바꾸고, 주민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를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

돌이켜보면 지역에서는 수많은 시·구의원이 배출됐다. 그러나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동네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생활 도로 하나, 주차 문제 하나, 골목 상권 하나, 아이 키우는 환경 하나 제대로 바뀌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온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선출은 반복됐지만 변화는 미미했고, 약속은 많았지만 성과는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익숙한 장면도 있다. 평소에는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다가 선거만 다가오면 suddenly 고향을 앞세우고, 연고를 내세우고, 발전을 말하는 출마 행태다. 지역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말 몇 마디, 구호 몇 줄로 민심을 얻으려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도 않다. 동네의 아픔과 답답함을 함께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선거철에만 내려와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주민들에게 더 이상 감동이 아니라 피로로 다가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출마가 지역 발전보다 개인 정치의 발판 마련에 가까워 보일 때다. 주민을 위한 머슴이 되겠다고 하지만, 정작 관심은 의정활동보다 당선 자체에 쏠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경우도 있다. 화려한 이력과 직함, 번지르르한 문장으로 자신을 포장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자격이 되지는 않는다. 주민이 원하는 것은 명함이 아니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능력은 현장에 있다. 지역의 도로 사정과 상권 흐름을 알고, 어르신들의 불편과 청년들의 고민을 알고,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현실과 자영업자의 한숨을 아는 데서 진짜 정치의 출발이 있다. 주민이 낸 세금을 주민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 행정이 놓친 문제를 현장에서 찾아내는 것, 예산의 우선순위를 주민 삶 중심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지방의원의 실력이다. 학벌이나 경력, 외형적 스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 그리고 절실함이다.

지금 필요한 사람은 선거 때만 지역을 찾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 속에서 문제를 보고 듣고 부딪혀온 사람이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무엇을 먼저 바꿔야 하는지 알고, 누구의 목소리가 오랫동안 외면받아왔는지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동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의 거창한 공약보다, 동네 구석구석을 아는 사람의 현실적인 대안이 훨씬 값지다.

이번 선거만큼은 지역민도 분명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누가 더 큰 당의 이름을 달았는지, 누가 더 화려한 경력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누가 이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누가 주민 곁에서 책임 있게 일할 사람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말이 아닌 실천, 이미지가 아닌 검증, 포장이 아닌 진정성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의 출범이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려면 정치부터 달라져야 한다. 낙하산식 출마, 선거철용 고향 마케팅, 공허한 구호 정치로는 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이제는 지역을 모르는 사람이 지역을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낡은 선거 문법과 결별해야 한다. 주민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민이 왜 답답한지를 아는 사람, 선거 때만 허리 숙이는 사람이 아니라 당선 이후에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번 시의원 선거는 사람을 뽑는 선거인 동시에 지역 정치의 수준을 결정하는 선거다. 유권자가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선택할 때, 비로소 동네는 바뀐다. 더 이상 보여주기식 정치에 기대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말 일할 사람, 정말 지역을 아는 사람, 정말 주민 편에 설 사람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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