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조기 치료 가능해도 환자들은 왜 포기할까
폐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만으로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암이지만, 많은 환자가 검진과 치료 과정 중 이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배경에 폐암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폐암이 ‘흡연의 결과’로 인식되면서 질병이 아닌 개인의 책임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폐암 생존자이자 환자 옹호 활동가인 질 펠드먼은 "사회적 낙인은 암이 실제로 발병하기도 전에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저지 해켄색 메리디언 헬스 산하 암 예방 연구소의 리사 카터바와 소장도 "폐암 환자에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흡연 여부"라며 "동정보다 비난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폐암의 약 80%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면서 폐암은 치료의 대상이 아닌 '책임을 묻는 질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실제 2018년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폐암 환자에게 질병의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사회적 인식은 환자들의 의료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스턴 다나파버 브리검 암센터의 흉부 종양 전문의 나르주스트 플로레즈 박사는 "폐암 환자 가운데 낙인을 우려해 진단 사실을 숨기거나 치료 결정을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치심은 치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카터바와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폐암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치료를 미루는 주요 요인이었다.
이는 생존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조기 발견 시 60%에 이르지만, 말기에 발견되면 9%까지 떨어진다.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콜로라도대 행동종양학센터의 제이미 스터츠 소장은 "폐암 환자 가운데 치료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다른 암보다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폐암은 미국에서 주요 암 가운데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암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