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3차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지난 10일 부천 오정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고환율에 수입물가가 28년 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20=100)는 169.38로 전월(145.88) 대비 16.1% 상승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52달러로 전월(68.40달러)과 비교했을 때 87.9% 뛰었다. 원·달러 환율도 같은 기간 1449.32원에서 1486.64원으로 2.6% 상승했다.
이문희 물계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1998년 1월 17.8% 상승한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며 "수출물가도 1998년 1월에 23.2% 오른 이후 28년 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원유를 비롯한 광산품이다. 원재료가 전월과 비교했을 때 40.2% 폭등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포함하는 중간재도 8.8%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전월 대비 1.5%와 1.9% 올랐다.
이 팀장은 "원유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88.5% 올랐는데 1985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며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83.8% 올라 1974년 1월 98.3% 오른 이후 52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며 1974년 1월 제1차 오일쇼크 이후 최고치"라고 했다.
수출물가도 9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73.86으로 전월(149.50)보다 16.3% 올랐다.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고유가·고환율 영향을 받은 데다 석탄 및 석유 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른 데 따른다.
농림축산품도 전월 대비 5.1% 상승했는데 포획량이 줄고, 해상 운임료가 상승한 영향 등을 받았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12.3% 올랐다. 수입금액지수는 12.9%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고, 수출금액지수는 51.7% 올랐다.
교역 조건은 개선됐다. 국가 간 상품 교환 비율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113.69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2.8%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가격은 23.4%(시차 적용) 오른 반면 수입가격은 0.5% 상승한 영향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2.8%)와 수출물량지수(23%) 모두 올라 31.8% 상승했다.
이 팀장은 "3월 국제 유가 급격한 오름세가 석유류 제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나 원재료 공급 차질 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돼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