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헌금’의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징계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지 않고 떠나겠다”고 빍혔다.
경찰이 이르면 다음 주 중에 공천헌금 등 13개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의원 공천 대가 뇌물 수수 의혹과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차남의 취업 청탁 및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이 첫 조사의 핵심 사안이 될 전망이다.
2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과 첫 소환조사 일자를 최종 조율해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에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수사에 진전이 있는 공천 뇌물과 부인 법카 유용 의혹을 집중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설 연휴 전부터 김 의원과 피의자 조사 일자를 조율했던 경찰은 연휴 중에도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는 등 소환 조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 ▲전 동작구의원들로부터 3000만원 공천헌금 수수 ▲아내 이모씨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및 수사 무마 ▲차남 가상자산 거래소 취업 청탁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강선우 의원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쿠팡 이직 전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고가 식사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 무단 탈취 등 13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의혹 가운데 수사에 상당한 성과가 있는 공천헌금 의혹이 우선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전모씨와 김모씨로부터 총 3000만원을 수수했다가 수개월 뒤 돈을 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씨가 지난 2023년 12월 당 지도부에 관련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전씨와 김씨 등을 불러 지난달 조사했다.
경찰은 두 사람으로부터 "이씨가 선거자금을 요청해 돈을 건넸고, 김 의원이 재선한 뒤인 2020년 6월 돌려받았다"는 공통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씨와 김씨 진술이 일관되는 만큼 이씨가 금품을 받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공무원이나 그 가족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면 뇌물죄가 성립한다.
경찰은 또 김 의원 배우자 이씨에게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준 혐의를 받는 조진희 전 동작구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쳤다.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구의원은 지난 9일 18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에서 법카 유용을 추궁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조 전 구의원의 주거지와 사무실, 동작구의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물증을 확보한 바 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2022년 7~9월 당시 동작구의회 부의장이었던 조 전 구의원의 법인카드를 통해 식사비 등 159만원가량을 사적으로 결제했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의 각종 의혹 '키맨'으로 불리는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에 대한 조사도 2차례 진행됐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의 차남이 숭실대에 편입할 수 있도록 특혜받는 데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차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2위인 업비트와 빗썸의 주요 임원들도 차례로 소환됐다.
경찰은 지난달 4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전 대표와 빗썸 대관 임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24년 11월께 김 의원과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대표와 김 의원 간 자리에는 김 의원 차남도 함께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업계 1위인 두나무의 전 대표에게 차남 취업을 청탁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많은 만큼 경찰은 첫 소환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불러 사실 관계 규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김병기 의원 소환은 다음 주가 유력해 보인다"며 "경찰에서도 미리 밝혔듯이 의혹이 많은 만큼 첫 소환 이후에도 2~3번 더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과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공천헌금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우선 김 전 시의원의 구속 여부를 가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열릴 전망이다.
현역 의원인 강 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 이보다 늦은 다음 달 초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예정대로 본회의가 열리면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쳐질 예정이다.
국회법 제26조에 따라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 시한을 넘기면 그다음 열리는 첫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되면 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정해지고, 부결되면 법원은 심문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별도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을 전했다.
경찰은 두 사람 신병 확보와 별개로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여죄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의회에서 발견된 이른바 황금 PC에서 촉발된 '쪼개기 후원'과 '차명 후원', '지방선거 공천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으로 제공했던 1억원을 돌려받은 뒤, 여러 사람 이름을 빌려 강 의원에게 다시 1억3000만원을 후원한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공천을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실세 의원들에게 로비를 시도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강 의원은 또 다른 시의원 후원금 수수 의혹도 추가로 불거졌다.
김민석 강서구의원은 지난달 7일 강 의원과 김용연 강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김 이사장이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인 2022년 10월 강 의원에게 네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적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경과 강선우가) 구속된 이후에도 구치소 가서 접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기존 공천헌금 1억 수사 외에도 다른 수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