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세칙은 이미 제재를 받은 자에 대해, 그 제재 이전에 발생한 별개의 위법·부당행위가 추가로 발견되더라도 제재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 별도 제재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금융위가 이를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원고에게 이중처벌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하자가 중대·명백하다"는 취지가 담겼다.
또 "금품 제공 총액이 100만원에 불과함에도 위법·부당행위의 규모가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인 경우와 동일하게 제재했다"며 "펑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행정처분이 '취소'되는 것과 '무효'로 판단되는 것은 법적 의미가 다르다.
취소는 단순 위법이 인정될 경우에도 가능하지만 무효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한다.
금융위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로 판단된 것은 최근 판례상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연 무효 판단이 대법원까지 유지될 경우 향후 국가배상 청구 등 민사적 책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가 항소를 하면서 현재는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설계사가 개인이다 보니 권리 구제가 돼야 한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다"며 "다만 금융위가 법률을 위반한 건 아니고 내부 시행규칙 관련해 이슈가 있는 거라 당연 무효까지 될 성격인지는 (다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계사 측 변호를 맡은 김춘영 법무법인 한원 변호사는 "행정처분 취소를 넘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는 무효 판결은 실무상 극히 이례적"이라며 "해당 시행세칙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인 해석 기준이 최초로 마련돼, 유사한 처분을 받은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