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각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가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기자간담회 깆고 8,601개의 다이아몬드가 백금 두개골을 장식한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죽음은 이렇게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
이건 신의 사랑인가, 인간의 집착인가.
유리 케이스 안, 해골 하나가 빛난다.
백금 위에 촘촘히 박힌 다이아몬드가 빛을 쪼갠다.
눈은 그 반짝임에 붙들린다.
잠시, 우리는 그것을 보석처럼 바라본다.
그러나 오래 보면이내 알게 된다.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해골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덮는다.
반짝임은 공포를 가리고,가격은 질문을 밀어낸다.
죽음은 더 이상 사유가 아니라전시되는 이미지가 된다.
우리는 그것을 소비한다.
허스트는 늘 죽음을 꺼내 놓았다.
포름알데히드 속 상어, 썩어가는 생명, 유리 안에 갇힌 시간.
그러나 여기서 죽음은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지나치게 매끈하고, 지나치게 빛난다.
죽음을 견디기 어려워진 시대는그것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그렇게 가공된 죽음은결국 우리 자신을 닮아간다.
‘신의 사랑을 위하여.
’그 제목은 거창하지만움직이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사라지지 않으려는 욕망.
남고자 하는 의지.
끝내 붙잡을 수 없는 것들에값을 매기려는 집착.
빛은 눈을 홀리고, 의미는 미끄러진다.
우리는 빛 앞에서질문을 멈춘다.
아름다움은 생각을 늦추고,가격은 판단을 대신한다.
그래서 이 해골은 묻는다.
죽음을 이렇게까지 꾸며야 했는가,아니면 우리는 이미이렇게 꾸며진 삶을 살고 있는가.
찬란하게 빛나지만남는 것은 없다.
그 빛은 오래 머물지 않고,의미는 붙잡히지 않는다.
그저 한순간,눈부셨다는 감각만이 남는다.
그것이면 충분하다고,우리는 믿기로 한다.
이것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