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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도 없던 벽" 넘었다…한국 공연 9편, 아비뇽 무대로

문화 손해원 | 등록 2026.05.22 03:12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바탕 낭독 공연·판소리·무용 등
예술감독 "2026년 K-공연예술 초상 보여주는 작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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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도 없던 벽" 넘었다…한국 공연 9편, 아비뇽 무대로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에서 한국 공연 단체의 9개 공연이 공식 초청됐다. 사진은 김장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이인보 연출, 최석규 SPAF 예술감독, 이진엽 연출, 소리꾼 이자람, 이경성 연출.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아비뇽 페스티벌 인(IN·공식)에 가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소리꾼 이자람이 21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IN)에 초청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창작 판소리 작품을 들고 아비뇽 페스티벌 비공식(OFF) 프로그램에 참가한 기억을 떠올린 그는 "친구들과 우리가 언제 '인'에 올 수 있을지를 매일 이야기했다"면서 "한국의 문화 예술이 드디어 어떤 걸음을 뗀 건지 혹은 제가 많이 성장한 건지 모르겠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1947년 창설된 아비뇽 페스티벌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다.

7월 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아비뇽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어가 초청언어(Guest language)로 지정됐다.

초청언어 프로그램은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맞춰 9개의 한국 공연이 공식 초청됐다.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된 건 28년 만이다.

노벨문학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한 낭독 공연은 교황청 명예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자람은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눈,눈,눈'을 선보인다.

구자하 작가의 '쿠쿠'와 '한국 연극의 역사', '하리보 김치',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관객참여형 공연 '물질',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섬 이야기', 기후 위기의 현실을 다룬 '허 프로젝트'의 '긴:연희해체프로젝트 I' 등도 공연된다.

공식 초청을 받은 참가자들도 기대감을 표했다.

'허 프로젝트'의 안무가 허성임은 "아비뇽은 상상도 못한 벽이자 넘어갈 수도, 바라볼 수도 없는 벽이었다"면서 "세계 페스티벌 중심에 선다는 것 자체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이진엽 연출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데, 해외 여러 축제에서 연락이 오는 게 신기하고 이 무대가 가진 의미와 무게를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한국어 특집 프로그램은 2023년 아비뇽 페스티벌 티아고 호드리게스 예술감독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방문이 계기가 됐다.

이후 예술경영지원센터, SPAF가 아비뇽 페스티벌과 교류를 하며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최석규 SPAF 예술감독은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의 동시대 예술을 (세계 관객과) 만나게 하는 것"이라며 "작품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과 예술가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방향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호드리게스 예술감독은 이날 인터뷰 영상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전통이 매우 깊게 뿌리내려 있지만, 그것이 단순한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적인 언어로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청작 선정에 대해 "2026년 한국 공연예술의 초상을 보여주는 작품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개별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 공연예술이 어떤 고민과 감각,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짚었다.

실제 초청작들은 한국 사회의 역사와 현실, 전통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섬 이야기'를 연출한 이경성은 "4·3 사건이 어두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난 70년 동안 우리 공동체가 이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견디고, 살아냈다"며 "치유와 상생을 쉽게 말할 순 없지만, 많은 회복을 이뤄낸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 더 주목하고 힘을 받아 공연을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어 특집 프로그램은 해외 공연 참가를 넘어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도약과 해외 유통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장호 예경 대표는 "단발적인 해외 공연 지원을 넘어 한국 예술가와 해외 예술가 간의 협력, 해외 공연장 축제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류와 유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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