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대표팀 최유리, 선제골.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신상우호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통인 이란과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한국 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이란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최유리, 김혜리(이상 수원FC), 고유진(현대제철)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3(골 득실+3)을 기록, 앞서 필리핀(승점 0·골 득실 -1)을 1-0으로 누른 호주(승점 3·골 득실+1)를 제치고 A조 선두에 올랐다.
이란은 조 최하위(승점 0·골 득실-3)로 밀렸다.
한국은 5일 정오 필리핀, 8일 오후 6시 호주와 맞대결을 이어간다.
개최국이자 2010년 대회 우승팀인 강호 호주와 최종전을 앞두고 필리핀까지 잡는다면, 8강 진출을 조기 확정하게 된다.
이번 대회는 12개 참가국이 4팀 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와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준결승에 진출한 4개 팀과 8강 탈락한 팀들이 펼치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살아남은 2개 팀은 2027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한국의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직전인 2022년 준우승이다.
신상우호는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FIFA 랭킹 68위로 한국(21위)보다 낮은 이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다.
이번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해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은 베테랑 지소연(수원FC)과 최유정(화천KSPO)을 최전방에 세우고, 좌우 측면에 최유리(수원FC), 문은주(화천KSPO)를 배치했다.
중원에선 강채림(몬트리올)과 정민영(오타와)이 호흡을 맞추고, 포백 수비는 김혜리, 고유진, 노진영(상무), 장슬기(경주한수원)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김민정(현대제철)이 꼈다.
AFC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은 전반에 80%가 넘는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다.
슈팅도 무려 20개를 쏟아냈고, 상대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도 4개나 됐다.
반면 이란은 하프라인을 넘어오기에 버거웠고, 전반에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란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37분에서야 균형을 깼다.
지소연에서 시작된 패스를 최유정이 수비를 등진 뒤 쇄도하는 장슬기에게 내줬고, 장슬기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최유리가 문전에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국은 전반 막판 지소연이 문전 침투 후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옆 그물을 때렸다.
또 전반 추가시간에는 최유정이 빈 골문 앞에서 크로스를 오른발에 갖다 댔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반 38분 부상으로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썼던 이란은 후반 시작과 함께 3명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을 강화한 이란은 후반 9분 역습을 통해 이날 첫 슈팅을 기록했다.
한국도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12분 이은영(몰데), 김민지(서울시청), 송재은(강진)을 한꺼번에 내보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이은영이 투입된 지 2분 만에 상대 박스 안으로 침투하다 상대 반칙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한국은 키커로 나선 김혜리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2-0을 만들었다.
여유를 되찾은 한국은 후반 21분 지소연을 빼고 김신지(레인저스)를 투입하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그리고 후반 30분 세트피스 찬스에서 한 골을 더 달아났다.
김혜리의 크로스를 고유진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주장 고유진의 A매치 데뷔골이다.
승리를 확신한 한국은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를 마지막으로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더는 골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무려 32개의 슈팅(유효슈팅 11개)을 기록했으나, 세 골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