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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최고가 지정제' 임박…산업장관 "준비됐다", 얼마에 설정될까

경제 박진성 | 등록 2026.03.10 06:41
산업장관 "최고 가격 고시제, 거의 준비는 마쳤다"
이번 주 내 시행 예정…약 30년 만의 상한선 설정
"고시 제정…구체적 내용, 준비 마치는 대로 발표"

뉴시스 경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강남의 한 주유소(왼쪽)는 한산한 반면 구로구의 한 주유소(오른쪽)는 북적이고 있다. 국내 기름값이 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7원으로 전날보다 5.3원 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사태가 촉발된 이후 국내 휘발유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부가 약 30년 만에 다시 최고가 지정제를 꺼내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유종별 도입 검토를 지시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시행이 임박하면서, 최고가가 얼마에 설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번 주 석유 관련 최고가 지정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의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8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 가격 고시제 관련해서 지금 거의 준비는 다 마쳤다"며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그 대응을 할 계획이고 내용이라든지 방식에 대해서는 실제로 시행하게 되면 바로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 상승이 있긴 하지만 그게 국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상태이지 않는가"라며 지역·유종별 유가 최고가 지정제 도입 검토를 지시한 지 사흘 만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최고 가격제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고,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방안을 폭넓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비상경제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며 "석유 제품의 비정상적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 가격제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는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 상승세를 반영한다.

다만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전에 국내 주유소들이 과도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보통휘발유 기준 리터(ℓ)당 1695원대였던 전국 유가는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ℓ당 1895원대로 치솟았다.

전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유가는 ℓ당 1900원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 오후 1시30분 기준 ℓ당 1949.0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유소들이 단기 이익을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렸을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한때 111.24 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물 선물 가격은 111.04 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약 4년 만이다.

유가 상승세는 물가 상승 압박도 키운다.

러·우 전쟁 직후 국제 유가 급등하자 국내 유가는 물론 물가까지 급격하게 오른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최고가 지정제를 급하게 꺼내 든 것도 이같은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정대로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이는 약 30년 만에 유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조치가 된다.

정부는 지난 1997년까지 석유 정제업자·수출입업자·판매업자 등에 적용되는 최고가를 지정해 관리했으나, 이후에는 석유 제품 가격 완전자유화 조치로 별도의 가격 상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법적 근거는 존재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23조는 석유의 수입·판매 가격이 현저하게 등락하거나 등락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산업부 장관이 국제가격 및 국내외 경제시장을 고려해 석유정제업자·석유수출입업자·석유판매업자의 석유 판매가 최고·최저액을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전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고시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며 "이번 주 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역·유종별 최고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최고가가 지정될 경우 가짜 휘발유가 판매되는 등 제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고가 지정제를 시행하면 기본적으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할 주유소가 모두 그 가격에 판매하게 되거나, 최고가가 시장가보다 저렴하다면 사재기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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