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5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세워진 추념탑 뒤로 하늘이 파랗다.
광주시민들의 숙원인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이 올해 지방선거와 연계한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국회사무처의 조사 결과 확보된 당위성에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개헌 움직임이 잰걸음을 보이면서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병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시민사회단체·종교계·오월단체·광주시·전남도로 구성된 5·18 헌법전문수록 국민추진위원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행사는 추진위 상임·공동대표와 전국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 참석해 기조발언, 지지연설, 특별강연,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된다.
정부와 국회에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결의문과 지역 민심을 전달하고, 6·3 지방선거와 연계한 원포인트 개헌 실현을 목표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개헌 발의·국민투표법 개정을 국회와 정치권에 촉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광주시민들의 뜻을 모아 그간 지지부진했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절차를 6·3 지방선거와 연계하자는 의견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보인다.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시도는 굴곡진 현대사를 거치며 매번 반복돼오고 있다. 5·18 정신은 1987년 제9차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 정당의 엇갈린 정치적 계산 때문에 무산됐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개헌안에도 5·18 정신 헌법 수록을 포함됐지만 당시 보수 야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대 대선을 거치며 보수·진보 거대 양당 모두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동의했고, 현재도 큰 이견이 없다.
나아가 12·3 불법계엄을 계기로 재조명된 5·18 정신에 대해 개헌을 통해 헌법에 새겨야 한다는 주장이 그 어느때보다 설득력을 얻고도 있다.
국회사무처가 지난달 발표한 헌법개정 관련 전문가 심층면접조사 결과에서도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헌법이 지난 38년간 민주주의를 지탱해왔지만, 최근의 정치적 격변과 복합 위기 속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하면서 개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국가적 위기 대응에 있어서 현행 헌법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 헌정 질서의 안정과 미래 대비를 위해 개헌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오는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시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단독 개헌 투표를 진행할 경우 비용으로만 잠정 12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데다 국민 여론 집중, 지방선거 투표율 증대 등도 고려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중심으로는 6·3 지방선거 개헌과 함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 의장은 지난 2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국민투표 제도가 없어 개헌을 못 하는 상황만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5·18 등 민주주의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 정도는 여야 모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설 연휴 전 국민투표법 개정을 촉구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기도 했다.
4일에는 우 의장이 광주를 찾아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가지면서 "6·3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설 연휴를 전후해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지역민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6·3 지방선거와 연계해 개헌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다. 역사적 책무 완성을 위해 정치적인 결단을 미뤄서는 안된다"며 "항쟁 주역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하루라도 빨리 헌법 전문 수록을 완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다은 시의원도 "이번 지방선거가 아니라면 더 나은 시점을 제시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막연하게 '다음'을 말하는 이유는 '결정의 무게' 때문일 것"이라며 "결정이 무겁다며 책임을 미루는 회피의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결단으로 답해야 한다"고 국회를 향해 적극적인 개헌 논의 참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