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고 측 부모님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광주고법 제1형사부 주심 재판장 김진환 부장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 상해·폭행),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A양·B군 등 5명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공소사실 내용에 개탄하며 이같이 일갈했다.
친구 또는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또래 여학생에게 집단 폭력·성범죄 등을 저질러 교복이 아닌 수형복 차림으로 법정 피고석에 섰다.
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A양의 제안으로 모인 남·여학생 4명은 지난해 6월 하순 하교 중이던 피해 학생 C양을 인근 공원 화장실로 끌고 갔다. 남학생 2명이 망 보는 사이 A양 등 여학생 2명은 C양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뺨을 2차례 때렸다.
이어 A양 일행은 인적 드문 인근 건물 비상계단으로 자리를 옮겨 C양을 더 괴롭혔다. C양의 뺨, 목, 어깨 등지를 여러 차례 때렸고 운동화 끈으로 다리를 묶고선 얼굴에 성적 단어를 낙서하고 침을 뱉었다.
가해 남녀 학생들의 무차별적 폭행이 번갈아 이어졌고 뒤늦게 합류한 B군도 목을 조르거나 발길질을 했다.
이어 A양은 C양을 추행하고 성적 행위를 강요하며 이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영상 촬영했다. B군 등 남학생 3명은 위협적 언행을 하며 지켜봤고, 또 다른 여학생은 담뱃불로 화상까지 입혔다.
급기야 A양의 제안에 따라 B군은 C양에게 성범죄까지 저질렀다. 또 다른 남학생은 '선물'이라며 B군에게 피임 도구를 건넸고 나머지 학생들은 자리를 비켜주며 방조했다.
이후에도 A양은 C양을 공원 여자화장실로 다시 데려가 손세정제 푼 물을 마시게 하며 가혹행위를 했다. 그 사이 남학생 일행은 망을 봐줬다.
2시간여 동안의 괴롭힘으로 피해 학생 C양은 뇌진탕, 다발성 타박상 등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A양 일행들의 범행 동기는 단지 "C양이 험담을 했다"는 이유였다.
앞선 1심에서 A양 등 피고 학생 측 법률 대리인은 "피해 학생은 1차례 통원 치료만 받아 상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성범죄를 방조한 것은 아니다", "폭행 장소를 바꿨다 해도 일련의 범죄로 봐야 한다" 등 항변을 했다.
그러나 1심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피해자가 험담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함께 모여 피해자를 집단 폭행·추행하고 성범죄를 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 피해 학생은 학교도 나가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아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공포가 극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학생이 형사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며 용서하지 않았고 처벌을 원하고 있다. 범행 가담 정도, 처벌 전력 등을 고려했다"며 주범 격 A양에게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6개월을, 성폭행도 저지른 B군에게 징역 장기 6년·단기 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범행 가담 여학생, 남학생 2명에게도 각 징역 장기 4~4년6개월·단기 2년6개월~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A양 등 피고 5명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검사 역시 항소했다. A양 등은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에도 꾸준히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구하고 있다.
A양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7월16일 오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