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정상회담 뒤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양국 관계 심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가운데 외신은 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격상하는 한편, 서방에 맞서 중국 중심의 단일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8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평양 회담을 통해 협력 심화 의지를 강조했다면서 북한과 중국 모두 미국과의 대치 속에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완전히 복원하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 이번 회담이 북·중 관계는 물론 그 이상의 영역으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레이프-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고 제재를 집행하는 것은 중국의 우선순위가 아닌 것 같다"며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한 독점적 영향력을 회복하면서 김 위원장과 외교를 재개하고 싶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며 한반도 조정자 역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슬리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유지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는 이를 말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북한을 핵 이웃 국가로 받아들이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시 주석의 방북을 두고 "최근 몇 년간 북러가 관계를 강화해 왔지만,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가장 중요한 경제적 생명선이자 외교적 파트너임을 보여주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군사·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오랫동안 이어온 균형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빌어 "중국은 여전히 북한에 가장 중요한 후원자이자 경제 파트너 그리고 미국에 대항하는 방파제라는 점을 상기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서방에 맞서는 동맹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중국 중심의 단결된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면서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로 더욱 힘을 키운 김 위원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으로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중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을 확보하는 데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이 있다고 짚었다.
영국 BBC 방송은 "시 주석에게 북한은 중국이 통제할 수도,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이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상호 불신이 양국 관계를 긴장시켰고,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이 파트너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립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국경 안정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원하지만, 북한의 핵 야망으로 촉발된 위기에는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따라서 시 주석의 방북은 우호 관계보다는 영향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BC는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관계 강화를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는 서방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안킷 판단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밀착 속에 북한과 관련된 자국의 이익이 보호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