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피트에서 정비 중인 GMR-001 하이퍼카 19호차.(사진제공=현대차그룹).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로 꼽히는 르망 24시에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출전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기술 경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레이싱을 넘어 차량 성능과 내구성, 미래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 무대로 자리 잡으면서 내구레이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팀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오는 13일 프랑스 사르트 서킷에서 개막하는 르망 24시 하이퍼카 클래스에 'GMR-001' 두 대를 출전시킨다. 한국 완성차 브랜드가 르망 24시 최상위 클래스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르망 24시는 총 길이 13.626㎞의 코스를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세계적인 내구레이스다. 차량은 주야간 환경 변화는 물론 기상 조건과 노면 상태 변화에 대응해야 하며, 속도뿐 아니라 내구성과 연비 효율, 정비 능력, 운영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제네시스는 앞서 세계내구선수권(WEC) 시즌 2라운드인 이몰라 6시간 레이스에서 하이퍼카 클래스 완주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르망 24시 출전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검증하고 브랜드 존재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내구레이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배경에는 실제 주행 환경에서 차량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 등 핵심 부품은 장시간 고부하 상태를 견뎌야 하며, 연료 효율과 피트스톱 전략, 정비 속도 역시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다.
올해 르망 24시 하이퍼카 클래스에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Ferrari, Toyota, BMW, Cadillac, Aston Martin, Alpine, Peugeot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친다.
내구레이스는 미래차 기술 개발의 시험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6~7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후지 24시간 레이스에 액체수소 엔진을 탑재한 'GR 코롤라 H2 콘셉트'를 투입해 기술 검증에 나섰다. 해당 차량은 초전도 기술을 활용한 액체수소 공급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24시간 연속 주행을 통해 내구성과 성능을 시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전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이 레이싱 시작 전 다른 레이서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균형 성능(BoP) 규정 도입으로 참가 비용 부담이 과거보다 완화되면서 내구레이스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차량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조정해 과도한 개발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기술 검증과 브랜드 홍보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향후 고성능 양산차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내구레이스가 단순한 모터스포츠를 넘어 미래 자동차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