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데 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 받음에 따라 1심에서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로 중형을 선고 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내란 적극 가담자들의 2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한 일련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비상계엄이 '국헌 문란'과 '폭동'이라는 형법 87조 내란죄 성립 요건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장관에 대해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고, 군의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꽃, 더불어민주당사 출동 등을 사전에 계획했다"며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진행하려는 별도의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중요임무종사자라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내란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 받았다.
한 전 총리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이진관)는 당시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질타했다.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심의’라는 비상계엄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채우고 참석한 국무위원들로부터 관련 문건에 서명을 받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수차례 전화해 재촉하거나 서명하도록 회유하는 등 적극적인 관여 행위가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일부 국무위원들과 국정원장을 불러 비상계엄을 할 것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판결하면서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이를 부각하며 적극 가담을 부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실관계를 설명하며 "피고인 윤석열은 2024년 12월 3일 밤에 일부 국무위원들과 국정원장을 불러 비상계엄을 할 것임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비상계엄 후 필요한 조치 등을 지시했다"며 "이를 통해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마쳤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무위원들은 이 판결을 근거로 향후 재판에서 "대통령의 기습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며, 국무위원으로서 실질적으로 반대하거나 심의할 시간적·물리적 여유가 없었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즉, 내란의 공모나 적극적 가담 의사가 없었음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반면, 재판부가 일방적 통보라고 규정한 것이 역설적으로 국무위원들이 헌법이 부여한 심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대통령의 위헌적 행위를 방치했거나 묵인했다는 직무유기 혹은 내란 방조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특히 의원총회 소집 권한이 있는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의총 장소 변경 등을 통해 자당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참여를 지연·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국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폭동이라고 규정했는데, 추 의원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표결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한다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폭동(내란) 행위로 인정되면서, 내란 선동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황 전 총리가 과거에 계엄 등을 주장했던 행위가 단순한 정치적 의견 표명이 아닌 범죄 실행을 촉구한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커졌다.
내란선동죄가 성립하려면 그 선동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내란에 해당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최근 첫 재판이 진행된 여인형 전 국방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재판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14명의 명단을 전달받았으며, 이를 '체포'의 의미로 이해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판단했다.
특히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등 주요 인사를 우선 체포해 수방사 B1 벙커로 이송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사실이 인정됐다.
이는 향후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재판부는 또 이 전 사령관가 테러 상황으로 오인했다는 주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미필적으로나마 테러와 무관한 군의 국회 투입임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해 본 사실이 인정된 점 등은 이 전 사령관의 재판에서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