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증상 발생 직후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을 찾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 재활을 받아야 한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40대 직장인 A씨는 몇 달 전부터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초기에는 업무 피로로 인한 일시적 증상으로 여겨 진통제로 버텼지만, 두통은 한번 시작되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며 업무 집중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 특히 밝은 조명이나 소음에 노출될 때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을 보였고, 결국 신경과 진료를 통해 편두통으로 진단됐다.
두통은 매우 흔하지만 편두통처럼 특정 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어 양상에 따른 구분이 필요하다. 흔히 '단순 두통'으로 여겨지는 경우는 의학적으로 긴장성 두통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편두통은 이와 다른 별개의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편두통은 주로 머리 한쪽에서 시작되는 일측성, 박통성 통증이 몇 시간에서 며칠간 지속되며 통증 외에도 구역, 구토, 메스꺼움과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한 증상이 동반되는 특징적인 두통을 말한다.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편두통은 계절성 질환은 아니지만 환절기 기온·기압 변화 등의 환경 요인에 영향을 받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는 연중 발생하지만, 겨울에 감소했다가 3월 이후 증가해 봄과 여름에 가장 많은 경향을 보인다. 연령별로는 40~50대 비중이 가장 높고 30대가 뒤를 잇는데, 이는 환경 변화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함께 스트레스, 수면 부족, 생활 리듬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서영배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센터장(신경과)은 "편두통은 삼차신경계와 뇌혈관이 관여하는 신경계 질환으로, 환절기에는 기압 변화, 광자극 증가, 생활 패턴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와 같은 반복적 자극은 통증 조절 시스템의 과민화를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은 얼굴과 머리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과 뇌혈관이 연결된 통증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와 같은 통증 유발 물질이 분비되면 뇌혈관이 확장되고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통증 신호가 더 강하게 전달된다. 쉽게 말해, 통증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예민해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두통이 크게 느껴지는 상태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증상으로 이어져 맥박에 맞춰 욱신거리는 박동성 두통이 나타나고, 4~72시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반복되면 뇌가 점점 통증에 민감해져 빛이나 소리, 냄새 같은 자극에도 예민해 질 수 있다. 또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일상적인 움직임에서도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일부 환자에서는 두통 전에 시야가 흐려지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긴장성 두통은 주로 목, 어깨 근육 긴장과 관련되어 양쪽에서 머리를 조이는 듯 한 압박감으로 나타나며, 활동에 따른 악화는 적고 구토 등의 동반 증상도 드문 편이다. 다만 편두통 역시 반드시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통증 위치만으로 두통 유형을 구분하기는 어려우며, 실제 진단에서는 통증의 양상, 지속시간,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편두통의 진단은 임상적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필요에 따라 영상검사가 시행된다. 특히 ▲수초 내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갑작스러운 두통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두통 ▲편측 마비나 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50세 이후 새롭게 발생한 두통 ▲두부 외상 이후 지속되는 두통 등에서는 뇌출혈, 뇌종양, 뇌동맥류 등의 감별을 위해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급성기에는 소염진통제와 편두통 특이 약물 계열을 증상 초기에 사용할수록 효과가 높다. 발작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예방 치료를 시행하며, 통증 민감도를 낮추고 신경계 흥분을 조절하는 약물을 일정 기간 꾸준히 유지하면서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관련 신경전달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주사치료도 개발되어 기존 약물에 반응이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서영배 센터장은 "편두통은 환자별 유발요인과 생활 패턴에 따라 증상 양상이 달라지므로 약물치료와 함께 수면, 스트레스, 식습관 등 생활요인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며 "조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발작 빈도와 강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