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손가락이나 발가락만 저리거나, 가만히 있을 때보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찌릿찌릿하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말초신경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흔히 알고 있는 근골격계 통증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다. 발목을 접지르고, 근육을 다쳤을 때처럼 조직이 손상된 자리에서 통증 신호가 발생하고, 손상이 회복되면 통증도 사라진다.
그러나 신경통은 다르다.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자체가 손상되거나 눌렸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통증의 성질과 양상, 느낌도 차이가 있다. 국제통증연구학회(IASP)에서는 체성감각신경계의 병변 혹은 질환으로 인한 신경통을 신경병성 통증이라고 정의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경병성 통증은 뇌·척수·신경(말초신경)에 병변이 생겨 나타나는 통증으로, 작열감·저림·전격통·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이 생기는 과민 반응(무해자극통증) 등이 대표적이다.
신경통 환자들은 찌릿하고, 저림, 피부가 타는 듯한 통증, 옷깃만 스쳐도 느껴지는 이질통을 많이 호소한다. 신경통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다양한 신경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발이 저리면서 타는 느낌이 난다'거나 '손끝 감각이 저리고 둔하다'는 표현은 신경통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며, 밤에 유독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신경통의 아형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아침에는 코티솔이나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과 내인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돼 신경병성 통증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신경통 원인은 다양하다. 손목의 신경이 압박돼 손저림과 통증이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은 손이 저려서 자다가 깨는 경우가 흔하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피부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는데, 가벼운 접촉에도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피부병변은 나았는데 3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볼 수 있다.
당뇨가 오래 지속되면서 신경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가장 말단 부위인 손과 발끝, 발바닥부터 영향을 미친다. 몸 중심부로부터 먼 곳부터 서서히 대칭적으로 감각이 둔해지며 환자들은 '발이 화끈거리고 발바닥 감각이 저리다'고 호소한다.
증상은 비대칭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한쪽의 단일신경, 신경뿌리 혹은 신경얼기를 침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 등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서 신경계의 어느 부분이 손상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경통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며,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손성연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신경통 완화 약물은 항경련제, 항우울제 계열 약물을 사용하며,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약한 합성 마약계 약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며 "필요하다면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물리치료, 염증 감소 및 통증 완화를 위해 주사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당뇨 등 근본 원인을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경통은 방치할수록 말초성 및 중추성 민감화 과정이 진행돼 통증이 만성화되고 치료 반응이 떨어지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성연 과장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통증 치료가 늦어지면 장기간 통증으로 이어진다"며 "찌릿하거나 타는 듯한 통증은 신경 문제일 수 있어,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