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가운데) 전 주한미국대사와 필립 골드버그(오른쪽) 전 주한미국대사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에 참석해 있다. (사진=KEI 중계화면 캡처).미국 일각에서 이재명 정부가 반미·친중 성향의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이를 친중 노선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6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 “윤석열 전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 기조에서 벗어나 정책을 재정립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진보 성향 정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외교 협력 확대와 경제적 이해관계 보호는 예상 가능한 변화라며, 이를 본격적인 친중 정책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이 대통령의 이념 성향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와 핵우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과도한 이념적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 역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외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미중 관계 악화뿐 아니라 양국이 지나치게 밀착하는 상황 역시 우려하는 입장이라며, 한국 외교의 복합적인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재명 정부가 중국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미국 내 일부 보수 진영의 주장과는 결이 다른 평가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미국 보수 성향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한국의 외교 노선 변화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의 정치·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다만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조정하는 외교적 균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며, 이를 단순한 친중 정책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