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으로 2차 종합특별검사팀으로부터 기소된 대통령비서실 측이 행정안전부 실무자들에게 "까라면 까지 말이 많냐"며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관련 공소장을 통해 당시 대통령비서실이 행정안전부 실무진에게 예산 전용을 압박하고,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보고 및 결재 절차를 회피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2일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이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행안부가 관련 예산을 부담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예산 전용에 따른 법적 문제와 감사 가능성, 국민적 비판 등을 우려하며 난색을 보이자 대통령비서실 관계자들이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많냐”는 취지로 대응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또한 예산 규모를 줄이거나 조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대통령비서실과 협상하려 하지 말라”는 발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는 당시 고위 관계자들이 책임 소재를 피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에 따르면 김대기 전 비서실장은 관련 보고를 받지 않겠다며 실무진과의 접촉을 피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기획재정부를 협의 과정에 참여시켜 행안부가 논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전 장관이 “결재를 상신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정황도 공소장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를 예산 전용의 위법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비서실장과 이 전 장관은 관저 이전 공사 관련 예산 전용의 위법성을 인지,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 전 장관.
특검은 대통령비서실이 2022년 5월 관저 공사 업체로부터 약 41억 원 규모의 공사 견적을 받은 뒤, 확보된 예비비 14억4000만 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행안부에 추가 재원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 행안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도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아 예산을 전용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반면 김대기 전 비서실장 측은 관저 이전 결정과 예산 배정 등이 자신이 취임하기 전 이미 이뤄졌으며, 당시 관저가 행안부 소관 행정재산이었던 만큼 예산 전용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직권을 남용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지난 9일 이상민 전 장관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번 사건은 특검 출범 이후 첫 공소 제기 사례가 됐다. 향후 재판에서는 예산 전용의 적법성과 직권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